회식자리 과음으로 실족사 ‘공무상 재해’
서울행정법원 “직장 회식 공무수행 연관성 인정해야”
김미영 기자/매일노동뉴스
경찰관이 회식 자리에서 술을 과도하게 마셔 실족사한 경우 공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신동승)는 지난 29일 회식 후 낚시를 하다 바다에 빠져 숨진 경찰관 김모씨의 유족이 공무원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 청구소송에서 “김씨의 죽음은 공무상 사망에 해당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전원이 참석하라는 상부의 지시가 내려진 회식과 그에 뒤따른 낚시는 공식행사에 해당한다”며 “김씨가 이 자리에서 평소보다 많은 양의 술을 마신 것도 오로지 사적인 음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우리나라 모임 문화의 관습상 단체 회식에서는 술을 곁들이게 되고, 여럿이 마시다 보면 과음해 취하는 사람도 생기게 마련”이라며 “더구나 축하할 일이 생길 경우 술을 권하면서 정을 나누는 건 자연스런 행위인 만큼 만취했다고 비난할 일만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어 재판부는 “김씨의 사망은 직장 회식이라는 공무의 수행에 내재하거나 이에 통상 수반하는 위험히 현실화해 발생한 사고이므로 공무 연관성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경찰청장 표창을 받은 기념으로 동료들과 바닷가에서 회식과 낚시 모임을 갖다 발을 헛디뎌 바다에 추락, 사망했다. 김씨 유족은 연금공단이 “혈중 알코올 농도가 0.23%에 이를 정도로 과도하게 술을 마신 것은 공무수행을 위한 행위라 할 수 없다”며 유족보상금 지급을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2007년08월31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