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비정규직 노동자 건강 ‘빨간불’
광주전남공공서비스노조 실태조사 근골격계 유병률 82.9%, 우울증 치료 필요 22.2%
김미영 기자/매일노동뉴스
폐기물 수거와 조리·청소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지방자치단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근골격계질환과 직무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광주전남공공서비스노조는 “광주전남지역의 지자체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건강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근골격계 유병률(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 기준)이 82.9%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임금 낮고 나이 많을수록 유병률 높아
지자체 비정규직 노동자 건강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사 검진이 필요한 근골격계질환 의심자는 61.3%에 달하며 신체부위 중 어느 한 부위라도 현재 심한 증상을 호소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도 22.7%나 됐다. 실제 병원치료경험이 있는 사람의 비율은 29.5%에 이르렀다.
이들의 신체부위별 근골격계 증상 유병률을 보면 어깨통증이 전반적으로 높았으며 등과 허리, 팔과 팔꿈치 목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폐기물 수거와 처리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의 경우 지난 2005년 근골격계 부담작업 유해요인조사에서도 전반적으로 높은 위험도를 보여 작업환경개선이 요구됐지만, 이번 실태조사 결과 오히려 건강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지자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근골격계질환 유병률은 남자보다 여자일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00만원 이하의 임금을 받는 경우 유병률이 30%로 높게 나왔지만 150만원 이상일 경우 5%에 불과, 근골격계질환 유병율이 임금수준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2명은 우울증 치료 필요
이번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지자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우울증 수준은 평균 15.2(우울증측정도구인 CES-D 사용)으로 지난 2005년 한국인직무스트레스에서 나타난 11.26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우울증 치료가 필요한 사람도 22.2%나 이르렀다.
또 조사대상자의 22%가 최근 3년간 사고나 재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가운데 36%는 산재로 처리했으나 42%는 개인부담으로 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전남공공서비스노조의 의뢰를 받아 실태조사를 진행한 광주노동건강연대는 “폐기물 수거작업이나 조리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의 경우 일반 제조업 노동자보다 근골격계 질환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광주노동건강연대측은 “실태조사는 광주전남지역 지자체 7개 사업장 8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것으로 신뢰성은 떨어진다”고 밝혔다. 광주전남공공서비스노조는 “이번 실태조사를 시작으로 앞으로 민간위탁이나 간접고용이 노동자의 노동조건과 건강에 미칠 영향을 지속적으로 감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설문 대상자들의 월 평균임금은 실수령액 기준 110만원(기본급 83만8천원),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43.9시간으로 조사됐다.
2007년09월05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