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안전한 나라를 위한 제안
안전 문제로 죽는 사람이 없는 나라에서 살고 싶습니다
재난·산재 피해가족 및 시민사회 제안 생명안전 과제
일시 : 2020년 5월 7일 오전 10시 30분
장소 : 청와대 분수대 앞
● 참여단체●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4.16연대,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 (사)김용균재단,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인권운동사랑방, 반올림, 노동건강연대, 일과건강, 건생지사,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연대회의, 민주노총, 위험의 외주화 금지 대책위, 공공교통네트워크,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사)행동하는의사회, 환경운동연합, 탈핵시민행동, 환경보건시민센터, (사)환경정의, 천주교 남자수도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 천주교 예수회인권연대연구센터, 아이쿱생협, 두레생협, 한살림연합,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함께하는 시민행동,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치하는 엄마들, 생명안전 시민넷
✽무순
정부 출범 3주년, 시민사회 생명안전 과제 제안 대통령에게 드리는 서신
대통령께
코로나19 대응으로 노고가 많으시지요.
‘대선 후보 국민생명안전 약속식’에서 뵌 지도 3년이 흘렀습니다.
‘안전 때문에 눈물짓는 국민이 단 한 명도 없게 만들겠습니다.’ 당시 ‘생명안전의 눈’이란 조형물에 대통령께서 직접 쓰신 글입니다.
‘저와 새 정부는 국민의 생명보호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습니다.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로 만들 것을 국민들 앞에 약속합니다.’ 19대 대통령 후보로서 서명하신 문구입니다.
재난 및 산재 참사 피해자 가족들은 슬픔에 빠진 우리의 손을 잡고 위로해주시며 약속하셨던 그 날의 기억을 아직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통령께서 피해자들 앞에서 하신 국민안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약속을 마음에 새기고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등 지난 재난 참사의 아픔을 교훈 삼았기에 코로나19 방역 대응에 있어 전 세계적인 모범 국가로 인정받을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코로나19의 후속 대응에도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재난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는 사회경제적 약자를 위한 대책이 경제 대책만큼 소홀함이 없도록 꼭 챙겨주십시오. 이 위기를 공생과 연대의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님,
대한민국이 생명존중 안전사회로 가는 길은 아직 멀게만 느껴집니다.
지난주에는 이천 공사현장에서 3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우리 가족들을 보냈던 그 날의 기억이 떠올라 숨이 막히고 온몸이 떨렸습니다.
우리 피해자들은 여전히 막말과 조롱의 대상이 되고 인권을 존중받지 못합니다. 세월호 침몰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고통은 더욱 심해져 갑니다. 또한, 매년 산재로 2,400명이 죽어 가고 있습니다.
특수고용직, 영세사업체, 단시간 노동자들은 안전과 사회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위험의 외주화는 아직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감염병 출현 등 새로운 위험도 불거졌지만,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건강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는 의료민영화가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3년 전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을 때, 많은 국민처럼 우리도 희망을 품었습니다. ‘이제 정말 안전하게 생활하고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나라가 되리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일터에서의 사망과 사고 소식을 접하며 실망하고 절망합니다.
우리 피해자들은 다시는 다른 국민이 우리와 같은 아픔과 고통을 겪지 않기를 바랍니다. 안전 문제로 죽지 않는 나라에서 살고 싶습니다. 이윤 때문에 생명과 안전을 희생해온 구시대를 마감해야 합니다. 의료 공공성 역시 너무나 중요함을 이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체감하였습니다.
그래서 간절한 마음으로 ‘안전한 나라를 위한 제안’을 드립니다. 진중히 받아 주시고 정부가 21대 국회와 함께 해법을 모색해주시기 바랍니다.
2년 후 퇴임하실 때, 우리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안전한 나라의 토대를 만든 대통령’으로 국민들과 함께 기억하고 싶습니다.
건강히 지내십시오.
2020년 5월 7일
재난 및 산재 피해자 가족들 드림
대표 작성 : 4.16세월호가족협의회 재욱 엄마 홍영미
노동건강연대 정우준 활동가 발언문
우리는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2019년 5월 7일 4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습니다. 부산의 케이제이에스, 태원건설산업, 이천의 아리온건설, 원주의 삼양프루웰에서 떨어지고, 끼이고, 부딪혀서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2019년 5월 8일 장흥, 여수, 강화, 창녕에서 4분의 노동자가 또 돌아가셨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은 우리가 4명의 죽음을 겪었던 1년전으로 다시는 돌아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일하는 노동건강연대는 매일 노동자의 죽음을 기록합니다. 그렇게 매일 뉴스를 검색해 찾은 노동자의 죽음이 1월에 42명, 2월에 55명, 3월에 58명. 그리고 지난달 4월 91명이었습니다. 올해 4월까지 246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습니다. 지난 4월 29일 일어난 이천 물류창고 산재사망사고 38명이 포함된 수치입니다. 끔찍합니다. 2008년 이천 냉동창고 산재사망사고 뿐만 아니라 우리는 매일 2400명 사망하는 대한민국에서 매일 작년과 똑같이 노동자가 일하다 사망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매해 노동자 사망을 방치함으로써 반복하고 있습니다. 2019년 산재사망이 2020명이라고 합니다. 사고 사망자는 855명으로 116명이 감소했다고 산업안전 주무기관인 안전보건공단이 자료를 발표한게 4월 27일입니다. 그리고 4월 28일 산재노동자 추모의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날인 29일 38명의 노동자가 하루에 사망했습니다. 116명이 산재사고사망이 감소했다는 정부의 발표가 얼마나 허상인지 우리는 깨달았습니다. 우연적인 반복이 아닙니다. 필연적입니다. 2019년 4명의 노동자가 죽었던 5월 7일은 2020년 똑같이 반복될 것입니다. 2008년 이천냉동창고 산재사망사고가 2020년 똑같이 반복되듯 말입니다. 저는 오늘이 두렵습니다. 작년과 같이 똑같이 4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5월 8일이 반복될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이제 내일의 필연적 미래를 바꿔야합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만들어야 합니다. 김용균을 통해 이뤄낸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 반쪽이었습니다. 제대로된 안전관리자 하나 없는 현장 만드는 원하청 구조, 거기서 희생되는 노동자 그리고 책임 지지않는 대기업과 그 경영자, 이 구조 바꿔야합니다. 그 구조를 바꾸는 법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입니다. 영국이 2007년 기업살인법 만들었듯이 우리도 원청 대기업과 경영자 처벌하는 기업살인법 만들었다면 2008년 사고, 그리고 4월 29일 사고 막았을지도 모릅니다. 코리아2000이 벌금 2000만원이 아니라 기업살인법으로 영국처럼 180억 벌금 받았다면 한익익스프레스 절대 그렇게 하지 않았을겁니다. 우리는 4월 29일, 그리고 또 다시 4명의 노동자를 죽일 내일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을것입니다. 그 각오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기업살인법이 있습니다. 우리 2020년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원년으로 삼읍시다. 다시는 반복하지 맙시다. 또 다가올 미래를 초조해하며 두려워하지 맙시다. 우리는 21대 국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함으로써 예전으로 다시는 돌아가지 않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