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화재 참사 원인은 ‘유증기’
환기 소홀…업체 대표 영장신청

한겨레신문 9월 7일

‘할머니 노동자’ 6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의왕시 화장품용기 제조공장 화재 참사(<한겨레> 8월11일치 9면) 원인은 작업장 안에 가득 차 있던 유증기(기름에서 나오는 증기) 때문인 것으로 결론났다. 경기 군포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불이 난 ㅇ산업 작업장에 유증기가 가득 찬 상태에서 자연발생 정전기로 불티가 튀거나, 섭씨 100도인 고온의 건조실에 스파크가 일어나며 폭발해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는 감정결과를 통보받았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ㅇ산업 대표 송아무개(45)씨와 공장장 손아무개(35)씨를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으나, 경인지방노동청 안양지청은 송씨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경찰은 “ㅇ산업은 시너를 세척용으로 사용했는데 화재 당일 비가 오면서 작업장에 시너 유증기가 가득 찼으나, 송씨 등은 환기를 소홀히 해 사고를 유발한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화재 당시 소방호스가 터져 화재 현장 접근이 어려웠고, 공장장이 소방관에게 구조요청을 했지만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일부 유가족들의 주장에 따라, 소방호스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을 의뢰하는 등 조사를 벌이고 출동한 소방관들을 상대로 수사했으나 사실과 다른 주장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기 의왕시 고천동 3층 짜리 공장건물 3층에 입주한 ㅇ산업에서는 지난 달 9일 오후 8시35분께 작업장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나 60대 여성 노동자 6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