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혈관 질환 산재승인 양극화
전문가 직종, 제조업 노동자 승인률 2배 높아 … 요양신청도 두 배나 늘어
김미영 기자/매일노동뉴스
뇌졸증이나 심근경색 같은 뇌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산재신청이 급증하고 있지만 기계조립원의 산재승인률은 53%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문가 직종과 고위 임직원 및 입법공무원의 산재승인률은 기능공에 비해 각각 1.83배, 1.6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부 산업보건환경팀과 성균과대 의과대학 산업의학교실팀 등이 공동으로 연구한 ‘산재보상을 신청한 뇌심혈관 질환의 특성 분석’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업무상 뇌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산재 요양신청은 2000년 1천277건에서 2004년 3천298건으로 2.6배 가량 증가했다. 2004년 산업재해통계는 업무상 질병으로 산재요양을 한 노동자 9천183명 가운데 24.9%(2천285명)가 뇌심혈관 질환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전체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재해자 2천825명(2004년) 가운데 뇌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788명(27.9%)으로 추락으로 인한 사망자(570명)이나 진폐증(421명)보다도 높은 사망요인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매년 뇌심혈관 질환의 산재승인률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00년 직업성 뇌심혈관 질환자 78.8%가 산재인정을 받았으나 2004년에는 61.2%로 감소했다. 산재승인률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기 가스 상수도업이 84.6%로 가장 높았으며 어업(83.3%) 건설업(73.6%), 금융보험업(27.1%) 제조업(71.8%) 순으로 나타났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5인 미만 영세사업장에서 70.4%로 가장 높았고 50~299인 사이 중소기업이 64.4%로 가장 낮았다.
보고서는 “규모가 작은 사업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열악한 근로환경 때문이며 중소기업의 경우 뇌심혈관 질환의 특성상 현실적으로 입증자료를 마련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직종별로는 장치 기계조립원이 57.6%로 산재승인률이 가장 낮았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서비스 노동자가 1.9배, 전문가집단이 1.83배 공무원과 고위임직원이 1.62배 높았다. 보고서는 “정신노동을 하는 사무직 노동자들이 생산직 노동자에 비해 높은 승인률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질환별로는 뇌출혈이 82.9%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심근경색(63.2%) 심장마비·돌연사(55.8%) 기타 뇌혈관질환(55.3%) 해리성대동맥류(40.2%) 순으로 나타났다. 뇌혈관 질환(70.4%)이 심장질환(46.8%)보다 높았다.
한편, 뇌심혈관 질환과 업무 관련성을 인정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3개국뿐이며 일본의 경우 1004년 816건의 뇌심혈관 질환 산재신청이 접수됐고 이 가운데 운송업의 승인율이 44.4%로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