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자 업무상 재해 불승인 도마위에
7년 전 대법원 ‘산재’ 인정 … 근로복지공단 ‘모르쇠’로 일관
김미영 기자/매일노동뉴스
근로복지공단이 ‘교섭위원 총력결의대회’에 참석했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노조 전임자에게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산재요양 승인을 거부해 논란이 되고 있다.
화섬노조 김선겸 울산지부장은 지난 5월30일 ‘지부 교섭위원 총력결의대회’에 참석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오른쪽 다리 골절상을 입어 3개월간 입원치료를 받고 현재도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고 있다. 김 지부장은 노조전임 활동 중 사고를 당한 것이므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줄 것을 근로복지공단에 요청했으나 공단측은 “노조 전임자는 근로자가 아니며 사업주에게 사전 협조나 통보한 사실이 없다”는 이유로 산재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근로복지공단은 산재보상법에 대한 노동부 행정해석(재보01254-1307, ‘90.1.30 등) 및 내부지침 등에 의거해 노조전임자의 ‘노동자성’을 부정한 채 업무상 재해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김선겸 지부장은 “근로복지공단측이 행정처리 지침 상 전임자에 대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를 밝히고 있으나 이미 대법원에서 노조 전임자가 노동조합 업무를 수행하다가발생한 재해에 대해서는 산업안전보건법 상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김 지부장의 말처럼 지난 1998년 대법원이 노조전임자의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이후 판례는 로수령을 거부하는 쟁의행위 중이거나 불법적 노조활동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노조전임자의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 오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동부와 협의 중에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미 대법원 판례가 1998년에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문제를 사실상 8년째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이 결과, 노조전임자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요양을 신청한 건수는 2004년 6건, 2005년 2건에 불과하다.
김 지부장은 “상당수 노조전임자들이 산재를 당하고도 통상 1년 이상 걸리는 소송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때문에 근로복지공단은 무조건 ‘산재불승인’ 결정을 내리고 ‘법대로 하라’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지부장은 법적대응과 함께 화섬연맹 울산본부차원에서 오는 17일 근로복지공단을 규탄하는 집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2007년09월13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