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대 동생말 석면 파장 확산 …구청 자체분석 결과에 환경단체 진위 의혹 제기
남 구 청 ”석면 추정 1% 미만”… 환경단체 ”시료 바꿔치기 됐다”
13일 오후 부산 남구 용호동 이기대 동생말 입구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도로확장공사 중단과 석면오염지역 정화를 요구하며 공사장 입구에 출입 경고판을 설치하고 있다. 김경현기자 view@
속보=부산 남구 용호동 이기대 동생말에서 발견된 물질이 석면이라는 전문가 분석 결과 발표(본보 3일자 8면 보도) 이후 환경단체의 반발과 남구청의 자체분석 결과에 대한 진위 논란이 이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부산녹색연합은 13일 오후 동생말 입구 도로공사 현장에서 집회를 갖고 “석면 등 유해 폐기물이 노출된 도로공사 현장의 시민 출입을 금지하고 유해 폐기물 오염지역 정화 전까지는 도로공사를 중단할 것”을 남구청에 촉구했다.
녹색연합은 또 성명서를 통해 “1980년대 동국제강이 20만t의 산업폐기물을 매립한 동생말지구의 토양이 각종 중금속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고 이곳에는 폐슬래그뿐만 아니라 석면 내화물, 폐선박 해체물, 폐유, 전기전자부품 등 유해 폐기물이 불법 매립돼 있다”며 “이곳에 유원지 조성 허가를 내준 부산시, 남구청 공무원 6인은 감사원의 징계 권고까지 받았지만 여전히 남구청은 ‘문제 없다’를 반복하며 유해 폐기물을 덮고 숨기기에 바쁘다”고 성토했다.
또 이날 동생말 입구에서는 횟집 상인 및 용호어촌계 주민들이 일부 모여 “환경단체가 문제될 것 없는 땅에 시비를 걸어 어민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녹색연합 집회에 맞불을 놓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석면 의심 물질 발견 후 “석면이 아니다”며 조사를 거부했던 남구청이 14일 자체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남구청은 지난 3일 동생말 진입도로 공사장에서 환경단체가 석면이라고 주장하는 폐기물을 석면 분석기관인 ㈜AREC에 보내 분석을 의뢰한 결과, 석면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1% 미만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료 채취 현장에 함께 있었던 용호동자연생태복원추진위원회 왕정문 회장은 “당시 똑같은 석면포 2개를 하나는 보관용, 하나는 분석용으로 보내라고 공무원에게 줬는데 ㈜AREC에서는 전혀 다른 두 가지 결과를 보내왔다. 석연치 않아 분석한 시료 사진을 받아본 결과 당시 채취한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면서 “누군가에 의해 시료가 바꿔치기 됐다”고 주장했다.
부산녹색연합 강지윤 부장은 “아직 우리나라에는 석면 분석 인증 기관도, 제도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시료 채취부터 시료 전달, 분석에 이르기까지 모두 다 인정할 수 있는 절차에 의해,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기관에 맡겨 다시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분석은 공무원의 사적 네트워크에 의해 맡겨진 데다 시료 바꿔치기 의혹까지 있어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것.
남구청은 이에 대해 “바꿔치기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원한다면 얼마든지 다시 분석을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정기자 yourfoot@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