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장모 장례식 돕다 사망, 업무상 재해”
2007-10-11 16:05

[앵커멘트]

장모상을 당한 회사 사장을 위해 장례 절차를 돕던 직원이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정유신 기자!

회사 임원이 상을 당했을 때 직원들이 장례를 돕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인데요.

어떻게 업무상 재해로 인정이 된 것입니까?

[리포트]

개인적으로 장례를 도운 게 아니라 회사의 지시에 따라 업무의 일환으로 장례 절차를 진행한 점이 인정됐기 때문입니다.

서울행정법원은 회사 대표이사의 장모 상을 돕다 장례식장에서 숨진 박 모 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박 씨의 죽음은 업무상 재해이며, 공단이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고 판결했습니다.

앞서 근로복지공단은 숨진 박 씨가 개인적으로 장례식을 돕다 숨진 것이라며 유족들의 청구를 인정하지 않았는데요.

재판부는 박 씨가 장례식장에서 한 일이 ‘업무’ 였다고 판단했습니다.

[질문

박 씨가 당시에 초과 근무로 피로가 누적된 상황인 점을 감안했다고요?

[답변]

재판부는 우선 총무팀장으로 일했던 박 씨가 장례식 진행 업무를 수행하도록 회사의 지시를 받았고, 장례 절차와 관련된 사내 회의도 열렸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또, 회사 측이 장례식을 돕던 직원들을 결근 처리하지 않았고, 직원들이 장례 일정을 돕기 위해 쓴 비용을 전부 회사에서 부담했다는 점도 인정했습니다.

이 밖에도 재판부는 박 씨가 대표이사의 지시를 받고 회사 차량을 이용해 장지 답사를 다녀왔고 조문객 중 상당수가 회사업무와 관련된 사람들로 회사에서 조문객 명단을 작성해 관리해 온 사실도 업무 관련성을 인정하는 데 참고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초과근무로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장례식을 총괄했고, 40시간 이상 제대로 자지 못하면서 천 명이 넘는 조문객을 맞는 등 과로와 스트레스가 박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영화제작사 총무팀장이던 박 씨는 지난해 대표이사 장모의 장례식장에서 장례절차를 총괄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습니다.

박 씨의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이, 대표이사 장모의 장례식 업무는 사적인 것으로 업무와 관계가 없다며 산업재해로 인정하지 않자 소송을 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행정법원에서 YTN 정유신 [ysj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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