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생말 석면, 매립실태 정밀진단부터
1급 발암물질인 석면제품의 제조나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석면제품이 사용된 건축물의 경우 폐암을 유발하는 석면 분진 발생을 우려, 아예 미리 철거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행정기관과 환경단체 간에 논란을 벌여온 부산 남구 용호동 이기대 동생말 지구의 석면 검출 문제도 해법을 찾을 수 있다. 묻혀 있는 석면은 하루빨리 제거하고 관련 토양을 친환경적으로 복원하는 것이 그것이다.
하지만 부산시나 관할 남구청은 그동안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동생말 석면은 지난 9월 초 환경단체에 의해 확인됐다. 남구청은 자체 의뢰한 검사 결과를 근거로 이를 부인했었다. 그러다 국가기관인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석면이라는 최종 분석결과를 내자 마지못해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감독 책임이 있는 부산시 역시 소관부처가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대책 마련에 소홀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대한석면관리협회 김정만 회장은 “동생말 석면은 인체에 유입될 시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침출수 형태로 인근 바닷가로 흘러갔을 가능성도 높다고 했다. 해양 생태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말이다. 더구나 인근에는 7천 세대의 아파트 단지도 건립 중이다. 석면이 검출되었다고 해서 그 위해성을 지나치게 과장하는 것도 경계해야 하겠지만 ‘석면 불감증’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동생말 석면 매립 실태에 대한 정밀 조사부터 필요하다. 과연 석면이 얼마나 묻혀 있는지, 그 위해성은 어느 정도일지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인근 주민이나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밀 조사와 환경 복구에 필요한 비용은 석면 매립의 원인 제공자가 부담하면 될 일이다. 그것이 임시 방편이 아닌 동생말 석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