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 시멘트 유해성 논란 첨예화
환경단체 “맹독성 발암물질 검출” 에 시멘트업계 발끈
산업폐기물 활용을 놓고 시멘트 업계와 환경단체 간 대립이 갈수록 첨예화되고 있다.
최근 환경 단체들이 시멘트에서 수은과 6가 크롬 등 유해 중금속물질이 검출돼 국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하자, 가만히 지켜보던 시멘트 업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시멘트 업계는 환경단체 주장에 일일이 반박하지 않던 입장에서 적극 대응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시멘트 업계는 지난 10일 강원 동해 라파즈한라시멘트 공장과 삼척의 쌍용양회 공장을 언론에 공개하며, 업계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업계는 이날 최우진 수원대 교수의 폐기물 활용과 관련된 ‘순환자원의 소각ㆍ매립 처리와 시멘트 산업에서의 재활용에 따른 환경영향분석(LCA) 비교’란 연구 결과를 현장에서 제시했다.
이 연구의 결론은 폐기물 활용 시멘트가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것. 최 교수는 “산업폐기물을 활용해 시멘트 1톤을 생산할 경우 해마다 1,740억원의 폐기물 처리비용을 줄이고 43만톤의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또 “산업 폐기물을 잔해 없이 완전히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시멘트 소성로 뿐이고 현재 소각 시설 신설과 매립지 확보가 어려운 현실을 감안할 때 환경부하를 줄이면서 자연 재활용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환경단체가 또다시 반박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과 환경정의는 12일 공동성명을 통해 “환경부가 시멘트 제품의 인체 유해성이나 주변 환경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자원재활용 및 비용 절감을 이유로 1999년 산업쓰레기를 시멘트의 원료·연료로 사용토록 결정함에 따라 환경오염 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객관적인 연구 결과도 제시했다. 환경단체들은 충남대 화학과 이계호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국산 시멘트에서 맹독성 발암물질인 수은과 6가크롬을 비롯해 납, 카드뮴, 비소, 바륨, 안티몬 등 7종의 유해 중금속 물질이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아토피성 피부염의 원인이기도 한 6가크롬은 토양오염 대책 기준치보다 6배 이상 높게 나왔다면서 시멘트 업계 주장을 반박했다.
시멘트 업계와 환경단체 간 산업폐기물 활용 논란은 크게 2가지로 ▦시멘트 제품 내에 다량 함유된 6가크롬 및 각종 중금속의 인체 유해성 문제와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배출되는 분진, 배출가스에 의한 지역주민의 건강피해 및 주변지역 환경오염 문제다.
일각에선 이 같은 논쟁이 시멘트 업계와 민간소각장 업체 간 산업 폐기물 활용을 둘러싼 밥그릇 싸움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특히 시멘트 업계는 폐타이어 등의 산업폐기물이 시멘트원료로 투입되면서 물량을 놓치게 된 민간 소각장 업체들이 악의적으로 유해론을 퍼트리고 있다고 지목하고 있다. 양회협회 한종선 상무는 “일부 민간 소각장 업체들이 환경단체 등에 확인되지 않는 사실들을 제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시멘트 업계는 정부 환경 방침대로 이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외국에서는 산업폐기물을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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