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의 암예방정책에 직업성 암 대책이 없다

정부에서 마련한 암예방계획에서 직업성 암에 대한 대책이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다. 흡연이나 비만, 피부에 생기는 흑색종에 대한 얘기들만 가득하다. 그러나 호주에서 직업성 암은 매우 심각하다. 피부암을 제외하고도 1년에 5,000명 정도는 직업성 암에 걸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흑색종 피부암은 34,000명 정도가 발생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직업성암은 유해화학물질과 농약의 사용 때문에 발생되고 있다. 직업병은 인류의 역사에서 최근에 발견된 것이다. 18세기에 들어서야 알려지기 시작했다. 퍼시발 포트(Percival Pott)라는 외과의사가 벌거벗고 일하는 굴뚝청소부들에게서 음낭암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을 발견한 이후이다. 1920년대에는 세계1차대전의 참호속 군인들을 위해 개발되었던 야광시계가 소비자들에게 폭발적 인기를 얻으면서 새로운 직업병이 창궐하였다. 시계의 숫자에 야광을 칠하던 어린 여성들이 페인트붓을 입술로 가늘게 다듬으면서 작업을 하다가 다량의 라듐을 먹게 되었고, 그 결과 라듐중독으로 사망하거나, 입과 턱에 암이 생기거나, 뼈가 괴사하거나 부러지는 등의 병이 대량으로 발생한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라듐걸”이라는 책을 통해 클라우디아 클락(Claudia Clark)이 밝힌 바 있다.

현대사회에서 직업성 암은 거의 없다거나 산업안전보건법을 통해 위험한 작업들이 관리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서, 호주 정부는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150만명의 노동자들에 대해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

시드니대학의 팀 드리스콜 교수에 따르면 직업성암을 입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팀 교수는 호주의 직업성 암에 대한 책을 썼는데, 발암물질에 대한 노출실태를 다시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까지 사고성 재해에 대해서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사고성 재해는 어디에서 얼마나 발생되었는지 정확히 측정할 수 있으니까요. 암과 같이 오랜기간의 잠복기를 가진 질병은 그렇지 못합니다. 만약 지금 우리가 직업성 암이 몇 건 발생하고 있다고 얘기하더라도 그 암은 10년 내지 20년 전에 발암물질에 노출된 것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암환자가 몇 명 나오는지 관심갖는 것 보다는 지금 발암물질에 얼마나 노출되는지를 평가하여앞으로 암이 생기지 않도록 대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한 노동자는 암이 확인되기 전에 직업을 옮길 수도 있고, 은퇴할 수도 있습니다. 폐암을 일으키는물질에 노출되면서 일한 사람들 중에는 담배를 피웠거나 피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직업성 암은 밝혀내기가 쉽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