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5∼8호선 발암물질 ‘라돈’ 급상승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지하철 5∼8호선의 라돈 농도가 2년 전에 비해 급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7호선 군자역과 면목역의 승강장 라돈 농도는 각각 11.6배, 11.28배나 뛰어올랐다.

11일 본보가 입수한 ‘2007년 서울도시철도공사 라돈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5∼8호선 42곳의 승강장 평균 라돈 농도는 ℓ당 2.15피코큐리(pCi·방사선 측정 단위)로 2005년 0.98pCi보다 2.19배 높아졌다. 보고서는 지난 9∼10월 노동부가 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 의뢰해 5호선 16곳, 6호선 13곳, 7호선 9곳, 8호선 4곳을 측정한 결과를 담고 있다.

라돈은 자연속 우라늄이 핵붕괴하면서 생성되는 무색 무취의 기체로 석면과 함께 1급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관리 기준치인 4pCi/ℓ에 평생 노출된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사망률이 9배 높은 것으로 보고돼 있다.

호선별 라돈 농도가 가장 높은 2곳은 5호선 광화문(3.76) 을지로4가(3.36), 6호선 고려대(3.50) 역촌(3.41), 7호선 마들(4.20) 중계(3.97), 8호선 장지(1.38) 복정(1.12)이었다. 라돈 농도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5호선 왕십리 5.23배, 6호선 연신내 4.41배, 7호선 군자 11.6배, 8호선 복정 2.48배 등으로 나타났다.

라돈 농도 급상승은 지난 3월 공사측이 전기료 절감을 이유로 환기설비 가동 시간을 대폭 축소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현재 5∼8호선의 총 환기 시간은 824.3시간으로 1년 전 1455시간보다 57% 줄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