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한국타이어 돌연사’ 공포 확산
뇌심혈관 질환 산재승인 제조업 가장 많아 … “주야 맞교대 노동자 발병률 높아”
매일노동뉴스/김미영 기자
“지난 8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일하는 한 조합원이 집에서 저녁을 먹고 난 뒤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서 사망했습니다. 유족들이 부검을 원하지 않아 정확한 사인을 밝히지 못했지만 담당의사는 ‘심장마비’라고 하더군요”
현대자동차 황세관 노동안전실장의 말이다. 한국타이어에서 지난해 5월 이후 8명이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조업 사업장도 ‘뇌심혈관계 질환’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그동안 뇌심혈관계 질환은 직무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주로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 노동자들의 과로사는 사회적으로 주목받아 왔지만 제조업 노동자의 경우 그렇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타이어 돌연사 사건 이후 교대제 근무와 세계 최장 노동시간을 기록하고 있는 제조업 노동자에게도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노동부 산업보건환경팀과 성균과대 의과대학 산업의학교실팀 등이 공동으로 연구한 ‘산재보상을 신청한 뇌심혈관 질환의 특성 분석’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업무상 뇌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산재 요양신청은 2000년 1천277건에서 2004년 3천298건으로 2.6배 가량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뇌심혈관 질환으로 산재로 승인된 8천277명 가운데 제조업 노동자는 모두 2천505명으로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운송·창고·우편·통신업이 1천72명으로 많았다.
임상혁 노동환경연구소 소장은 “택시노동자나 아파트경비 등 주로 노동시간이 길고 교대제를 적용하는 업종에서 뇌심혈관 질환발병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면서 “이와 비슷한 작업형태를 갖고 있는 제조업 노동자 역시 뇌심혈질환 발병 가능성에서 예외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임 소장은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주야 맞교대를 실시하고 있는 자동차업종의 경우 다른 제조업 사업장에 비해 뇌심혈관 질환이 4~5배 가량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2007년11월14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