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소각 시멘트공장이 소각장보다 2배 많다
“쓰레기 처리한다더니 일본 쓰레기까지 수입” 비판도
2007-12-06 오후 2:43:24 게재

시멘트소성로 내 폐기물 처리량이 연간 폐기물소각량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강원대 환경방재공학과 김승호 교수는 6일 ‘시멘트소성로(시멘트를 굽는 도가니) 폐기물 소각의 문제 및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시멘트업종의 산업부산물 및 폐기물 재활용 양이 2004년의 경우 1230만톤으로 당해연도 폐기물소각량의 2배에 이른다고 밝혔다.

◆“가공연료 등으로 선별사용해야” = 김 교수에 따르면 시멘트 제조공정에서 분진이 가장 많아 배출되는 것은 ‘미분쇄 및 소성’ 공정이며 이 과정에서 소각시설 기준(30ppm)을 초과하는 다량의 가스상 오염물질과 입자상 오염물질이 배출된다.
특히 정전 등으로 대기오염 방지시설이 가동되지 않을 경우 1시간 동안 1㎥당 1400마이크로그램의 미세먼지가 인근 지역으로 비산되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지난 2000년 최악의 황사 당시 미세먼지 농도를 초과하는 농도이다.
김 교수는 “1999년 시멘트소성로가 소각시설로 인정된 이후 폐기물 재활용량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며 “자원재활용 차원에서는 바람직한 일이나 주변 환경 및 주민에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폐기물가공연료 등으로 선별사용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납 수치가 2600배나 높게 검출되기도 = 쓰레기시멘트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한 최병성(강원 영월군) 목사는 “폐타이어는 연소과정에서 유해물질을 배출할 뿐만 아니라 그 속에 포함된 중금속 문제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폐타이어는 유연탄보다 더 높은 열량을 내기 때문에 모든 시멘트공장들이 연료비를 줄이기 위해 시멘트 제조에 폐타이어를 사용하고 있다”며 “시멘트소성로의 연료로 폐타이어를 사용하면 납(Pb)을 비롯해 아연(Zn), 카드늄(Cd) 등 중금속의 함량이 더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최 목사는 이런 피해가 소각 비산먼지가 집중적으로 떨어지는 공장 주변 주민들의 건강피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충북보건원의 한 조사에 따르면 시멘트 공장이 있는 한 마을의 경우 시멘트공장이 없는 지역의 토양과 비교했을 때 납 수치가 2600배나 높게 검출되기도 했다.
또 마을에 쌓인 분진에서 납이 무려 562ppm이 검출되는가 하면 주민들의 모발검사에서도 서울사람들보다 몇 배나 높은 결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최 목사는 “폐타이어가 시멘트 연료로 허가되자 이젠 일본의 폐타이어까지 수입돼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다”며 “우리나라 환경을 위해 타이어 연료를 허가했는데, 국내 쓰레기도 아닌 일본 폐타이어까지 수입하는 상황은 도대체 뭐냐”고 되물었다.

◆소성로 배출가스 관리강화 = 국내 9개 시멘트회사는 지난해 4700만톤의 시멘트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26만5000톤의 폐타이어를 부원료로 사용했다.
폐타이어는 발열량이 높고 그 속에 포함된 철 성분 등이 콘크리트 강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어 90년대 이후 시멘트 소성 과정에 대량으로 투입되고 있다.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환경부는 “폐타이어 및 폐플라스틱 소각으로 인한 오염은 연료 규제가 아니라 배출가스 관리 차원에서 규제를 강화해야 하는 문제”라는 입장이다.
남준기 기자 jkna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