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콤 비정규직 건강 ‘적신호’
매일노동뉴스 신현경 기자
코스콤 비정규 노동자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11일 전국증권산업노조(위원장 강종면)가 발표한 코스콤비정규지부 조합원들의 노동조건과 건강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같은 연령대 성인보다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 의뢰해 코스콤비정규지부 조합원 98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조사한 결과다. 이들의 평균나이는 32세, 근속연수는 6.5년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건강영양조사지표를 기준으로 육체적 건강여부를 조사한 결과 조합원들은 아토피성피부염, 치주질환, 만성부비동염(축농증) 결핵, 디스크(추간판탈출), 위십이지장궤양 등에서 일반 성인인구집단에 비해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근골격계질환도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유소견자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이 31명에 달했고, 이 중 18명은 중등도 이상의 증상을 보여 조속한 시일 안에 의사 진찰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상이 적어도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혹은 지난 1년 간 한 달에 한 번 이상 증상이 발생한 경우 근골격계질환 유소견자로 분류된다. 조사대상자 중 19.4%만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답했다. 한국 성인 중 7.5%가 자신의 건강이 나쁘다고 답한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스트레스 수치도 평균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건강 수준 측정 프로그램(PWI)을 이용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9.6%가 고위험군으로 조사됐고, 60.4%는 잠재적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건강군에 해당하는 응답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만성피로도 심각한 수준이다. 다차원 피로척도 프로그램(MFS)을 통해 조사한 결과 52.7%가 근무에 문
제를 일으킬 만큼 극도의 피로상태를 호소했고, 25.8%는 비교적 높은 피로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피로의 가장 큰 원인은 44.1%가 업무에 따른 육체적·정신적 부담을 꼽았고, 질병 및 건강상태(14.0%), 동료나 상사와의 불편한 관계(12.9%), 가사노동이나 가족관계(2.1%) 순으로 나타났다.
박진희 증권노조 정책국장은 “코스콤 비정규 노동자들은 쉴 틈 없는 노동과 저임금의 궁핍한 생활을 가장 힘든 점으로 꼽았다”며 “그럼에도 생활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또 “건강악화는 물론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직접 고용을 통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