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 백혈병 환자 2명 추가 확인
7년간 8명으로 늘어 … 작업관련성 의혹 증폭, 역학조사 시행 요구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노동자 6명이 백혈병에 걸려 집단발병 의혹이 일고 있는 삼성반도체에서 2명의 백혈병 환자가 추가됐다. 총 8명의 노동자가 백혈병으로 확인되고, 이 가운데 5명이 사망한 상태여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대표 이상무 민주노총 경기본부장)’는 26일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대책위는 “삼성반도체는 지금까지 지난 7년간 6명의 백혈병 환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해왔으나 기흥공장과 천안공장에서 2명의 백혈병 환자가 투병 중임을 확인했다”며 “삼성반도체는 산재은폐 의혹을 해명하고, 정부는 삼성반도체에 대한 대규모 역학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삼성이 공개했던 6명의 백혈병 환자 외에도 천안공장에서 검수작업을 담당했던 박아무개(21)씨가 입사 3년만인 지난 9월 급성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현재 투병 중이다. 기흥공장에서 20여년간 근무하다 지난해 1월 삼성계열사로 이직한 A씨도 퇴사 2개월만에 급성골수성 백혈병으로 현재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다.

대책위는 “집단으로 백혈병이 발병되어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노동자들이 있음에도 회사에선 이 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는 하지 않은 채 은폐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면서 “제보를 통해 밝혀진 2명의 백혈병 환자 외에도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수십 수백 가지의 유해 물질을 사용하는 반도체 산업은 독성 화학 물질에 노출됨으로써 암 발병 비율도 높을 뿐만 아니라 핵심 노동력인 젊은 여성의 경우 유산 등 출생 장애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외국의 연구결과가 있는데도 근로복지공단과 노동부는 정확한 진상조사는 하지 않은채 뒷짐지고 구경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삼성반도체 백혈병 집단발병 사건은 지난 3월 기흥공장 3라인 디퓨전 공정 3베이에서 일했던 황유미(23)씨가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촉발됐다. 2005년 6월 황씨가 백혈병이 발병한 이듬해 같은 공정에서 일했던 이숙영씨도 백혈병 발병 2달만에 사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