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노동자 건강수준 일반인보다 ‘심각’
매일노동뉴스 신현경 기자
증권노동자들의 건강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증권산업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소장 공유정옥)와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산하 지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건강권 조사를 진행한 결과 평균 80% 이상이 자신의 건강이 나쁘다고 생각하고 있고 64% 이상은 업무를 수행하기 힘들 정도로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에는 총 1천314명(남성 60.8%, 여성 39.2%)이 참여했다. 증권노조는 이날 지부 상근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설명회를 개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건강정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21.5%와 2.7%가 각각 ‘나쁘다’와 ‘매우 나쁘다’고 답했다. ‘보통’이라는 답도 58.1%나 됐다. 전체 80% 이상이 건강을 걱정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건강이 좋다’라는 답변이 67%(매우 좋다 6.5%, 좋다 51.5%)에 달했던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결과와 비교해 볼 때 증권노동자들은 일반 국민보다 건강을 더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유 소장은 “보건복지부 조사결과에는 아파서 일 못하는 사람들까지 다 포함됐다는 것을 고려해 보면 노동자들의 조사결과는 더 좋은 결과가 나와야 정상”이라며 “3배 이상 나쁜 수치가 나온 것은 증권노동자들의 건강이 얼마나 위험한 수준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무피로도 수치도 높게 나왔다. 다차원 피로척도 프로그램을 사용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 64%가 고도의 피로도를 호소했다. 조사대상자가 대부분 30대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중등도 피로도는 20%, 가벼운 피로도는 16%에 불과했다. 고도의 피로도의 경우 절대적 안정과 휴식이 필요한 상태로, 업무를 수행할 경우 건강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근골격계질환도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유소견자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이 36%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소견자의 경우 증상이 적어도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혹은 지난 1년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증상이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스트레스 수치도 위험수위다. 사회심리적 스트레스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41%가 뇌혈관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고위험군으로 분리됐다. 잠재적위험군도 56.9%로 나타났다. 건강군에 속하는 응답자는 2%가 채 안 됐다.
노동강도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중 26.6%가 노동강도가 강하다고 답했고, 49.0%는 다소 강하나 견딜 만하다고 답했다. 적절하다는 답변은 23.9%, 약하다는 응답은 0.5%에 불과했다. 노동강도 강화원인으로는 약정·캠페인 강요(757명), 인원부족(651명), 성과급 등 임금체계(556명), 1인 업무다중화(552명) 등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