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공사현장 아직도 무법천지
민주노총 충북본부 현장 실태 고발 기자회견 가져
미디어충청 www.cmedia.or.kr / 2008년01월08일 15시52분
8일, 오전 10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충북지역본부(약칭 민주노총 충북본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하이닉스 공장 건설현장의 사진을 공개하고, 산업안전 실태 고발과 이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노동부 청주지청이 실시했다던 특별감독 도저히 믿을 수 없다”
기자회견에는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하이닉스 건설 노동자를 비롯해 1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건설자본의 살인 행위가 지속된다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현장노동자는 “지금도 4,500여명의 노동자들이 3교대로 밤낮없이 일하고 있다. 하루 평균 3-4건의 사고가 발생되고 있다. 그럼에도 노동부를 통한 산재신청은 4-5건에 불과하다. 산재가 철저히 은폐되고 있다”며 산재은폐사실을 고발했다. 또한 “현장에서 문제가 있으면 안전과에서 제동을 걸어야 하는데 아무런 힘이 없다. 건설과가 전권을 휘두른다. 현대건설이 무자비하게 공사기간 단축을 압박하고 있다. 공사기간 못맞추면 그만두라 한다”며 공기 단축을 위한 무리한 공사 강행이 산재 발생의 원인임을 지적했다.
하이닉스 건설현장 사진 공개, 여전히 안전 난간대 없어
지난 12월 21일 오후 노동부 청주지청은 “하이닉스 건설현장이 특별감독에 따라 개선요구 사안을 전면 시정했다”고 밝히며, 하이닉스에 공사 재개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민주노총 충북본부는 “순간의 위기만 모면하자는 건설자본의 얄팍한 노림수에 분노한다”며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하이닉스 건설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지난 12월 25일부터 1월 4일까지의 하이닉스 건설현장 사진을 찍은 것이다. 이 사진에 따르면 하이닉스 건설 현장은 여전히 안전 난간대, 그물망이 없거나 심지어 다량의 짐을 옮길 때 고정을 하지 않은 채 자재를 운반하고 있었다. 만약 자재가 낙하한다면 10월에 발생한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또 일어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으로 보였다.
“하이닉스 건설 현장은 이제 안전상의 조치가 다 치러졌다”는 노동부 청주지청의 주장을 전면 반박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총 충북본부는 “청주지청은 지역사회의 정보 공개와 참여를 거부하고 밀실행정으로 건설 자본의 불법 행위를 묵인하고 있다”며 “건설자본의 살인 행위를 인정하는 것”아니냐는 의혹을 나타냈다.
또한 “충북도를 비록한 지자체와 지역 경제계가 공사중지 명령의 빠른 해제를 요구했던 것은 사람의 목숨보다 경제 논리만 앞세우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경제특별도라는 자신들만의 잔치를 위해 건설노동자를 죽이는 어떠한 발언이나 압력도 용납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부, 경영계, 검찰, 하이닉스 현장 해결않는다면 투쟁에 직면할 것
민주노총 충북본부는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사법처리가 예정되어 있다”며 “지금까지처럼 단순히 몇몇 중간 관리자만 벌금 처리한다면 건설현장의 살인 행위는 절대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또 “이번 사건과 관련된 건설업체 소장은 동일 사건으로 이미 집행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다”며 검찰의 “가중처벌”과 “강대대응”이 필요하다고 강경하게 주장했다.
또한 여러 통로를 통해 하이닉스 건설 현장에서 수많은 산업재해를 접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건수가 네 다섯 가지 뿐 이라고 밝혔다며 “산업재해 은폐”에 대한 의혹을 나타냈다.
이후 민주노총 충북본부는 그동안 조사된 하이닉스 공장 증설 건설 현장에 대한 산업안전 위반 사항과 산재은폐 문제를 고발할 예정이다. 또한 “대전지방노동청 청주지청이 이 문제를 원칙에 따라 엄격히 처리하는지 감시할 예정”이라며 청주지청의 수시점검체계와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했다.
(김용직 천윤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