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앙] 6/16
편의점 알바 66%, 시급 4,110원 못받아
지방은 2,800원 경우도…”최저임금 알지만, 잘릴 것 같아 말 못해”
전국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66%가 최저임금 즉, 4,110원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현상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경우 더 극심하게 나타났다. 지방 편의점의 80% 이상이 최저임금에 미달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청년유니온(위원장 김영경)이 지난 4월부터 두 달간 전국 427개 편의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의 노동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의 34%만이 최저임금 이상을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주간 근무자의 경우 71%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고 있으며, 야간 근무자의 경우 54%가 4,000원 미만의 시급을 받았다.
▲ 청년유니온은 지난 4월부터 두 달간 전국 편의점 427개를 대상으로 아르바이트 노동실태조사를 펼쳤으며, 그 결과 66%가 최저임금 미달 사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이은영 기자)
서울대 인근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김형석(가명, 24) 씨는 “야간인데도 불구하고 시급은 첫 달 4,000원을 받았다”며 “시급이 최저임금도 안 되는 걸 알았지만 이야기를 잘못 꺼내면 잘릴 것 같아” 건의조차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조차 보장받지 못해 속병을 앓는 이는 김 씨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3일 이 청년유니온의 편의점 노동실태조사에 동행했을 당시 대부분의 아르바이트생이 “최저임금에 미달돼도 ‘일시적인 아르바이트’라는 점과 ‘해고 위험’을 이유로 문제제기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반사업장 단속 강화해야
휴학 중 편의점 아르바이트 중인 박민지(가명, 22) 씨는 “다른 아르바이트도 (임금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최저임금에 미달되는 것을 알고 시작한 것이라, 부당한 것을 알아도 뭐라 할 말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방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는 시급 2,800원을 받고 일한다”며 “그런 걸 보면 저는 좀 다행인가 싶기도 하다”며 씁쓸해 하기도 했다.
이번 실태조사에 따르면 등록금과 용돈 마련을 위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응답자의 32%가 등록금 마련과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으며, 47%가 아르바이트의 주 목적으로 용돈 마련을 선택했다.
이에 응답자의 35%가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실태 개선을 위해 “시급이 인상돼야 한다”고 대답했으며, 60%가 2011년 최저임금을 5,000원 이상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80%이 이상이 시급 4,500원은 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현재 노동계는 시급 5,180원을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요구하고 있다.
시급 공개, 제도화 추진
김영경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는 아르바이트생의 87%가 최저임금을 인지하고 있지만 무려 66%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노동부의 관리단속이 매우 허술하다는 증거”라며 최저임금 위반사업장에 대한 단속강화를 정부에 요구했다.
이어 그는 “실제 아르바이트생의 상당수가 최소한 최저임금이 4,500원 이상 되어야 한다고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2011년 최저임금은 인상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향후 청년유니온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노동부에 편의점 실태 조사 관련 위반 사업장 고발 및 실태조사를 촉구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실태조사와 1,109명이 서명한 최저임금 인상 요구서를 최저임금 공익위원에 발송하고, 2011년 최저임금 시급 5,180원 인상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시급을 가게 앞에 공개하고 있는 점을 착안해, 시급 공개를 강제하는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2010년 06월 16일 (수) 이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