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 노동자의 힘으로 만드는 안전한 일터와 사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10만 국민동의청원 선포 기자회견

○ 일시 : 2020년 9월 1일 오전 10시
○ 장소 :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 주최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


[기자회견문]

안전한 일터와 사회를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10만 입법 발의운동에 나섭니다!

 

매년 2,400명의 산재사망, 세월호 참사,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같은 시민재난참사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이 필요하다는 마음을 모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 가 지난 5월27일 발족했습니다. 발족할 당시에는 130여개 단체가 불과했으나, 불과 3개월만에 대전, 충남, 충북, 전남, 울산, 부산에서 6개 지역운동본부가 발족해서 현재 248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경기지역도 출범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높아지는 노동자, 시민의 법 제정에 대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국회는 여전히 요지부동입니다. 38명이 사망한 한익스프레스 이천 산재참사가 발생하고 유족들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요구를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과징금만 상향하는 법 개정 추진을 발표하고, 38명 떼죽음에는 공기단축을 요구한 발주처의 직접 지시가 드러났지만 경찰은 발주처 대표이사는 기소에서 제외했고, 노동부 감독결과 발표에도 발주처는 빠졌습니다. 진짜 책임자는 빠져나가고 꼬리자르기식 처벌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참사현장에서 정치권은 처벌강화를 약속하고, 이낙연 당 대표를 비롯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21대 국회는 여전히 요지부동입니다.

사회적 참사 특조위의 2020년 조사 발표에 따르면 기업의 최고 책임자 형사처벌 강화가 재발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답변은 80%가 넘습니다. 산재사망과 재난참사 피해자인 당사자와 일반 시민까지 ‘기업의 책임자 형사처벌이 재발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고 있음에도 정부와 21대 국회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는 발족 당시부터 밝혔던, 노동자 시민이 직접 입법발의를 하는 <국민동의청원> 운동을 9월1일 오늘부터 시작합니다. 지난 8월 26일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님 김미숙님을 청원인으로 하여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국민동의청원>을 하였고, 당일 바로 100명이 동의하여 공개 게시되었습니다. 이제 9월 25일까지 1개월 동안 10만 명이 동의하면 노동자, 시민이 직접 만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직접 국회에 입법발의하게 됩니다. 이미 동의서명에 참여해주신 노동자 시민이 2만 명을 넘어 3만 명을 향하고 있습니다.

전국 6개 지역의 지역운동본부를 포함하여 248개 단체가 참여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는 10만 국민 직접 입법발의 운동을 힘차게 시작합니다. 하루에 7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퇴근하지 못하는 현실. 해마다 시민의 대형참사가 반복되어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 이 현실을 넘고자 이제 노동자, 시민이 직접 법 제정에 나섭시다. 10만의 국민동의청원으로 법안을 발의하고, 실질적인 입법 쟁취까지 나아갑시다. 노동자 시민 여러분의 참여를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2020년 9월 1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

 


[발언]

아들에게 쓰는 편지

故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

 

긴 장마에 너가 묻혀있는 묘가 잘 있는지 더 걱정되는 요즘이란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석달만 지나면 너와 이별한지 벌써 2주년이 되는구나. 너가 그렇게 허망하게 간 뒤 엄마는 그 사건에 시간이 멈춰진듯 어제일처럼 기억이 생생하고 좀더 잘해주지 못한것, 지켜주지 못한것에 스스로 책망하며 아픔으로 살아있어도 사는 낙이 없단다. 그렇지만 엄마는 살아서 꼭 하고싶은 일이 너로인해 생겼단다. 그래서 너의 이름을딴 김용균재단을 만들었고, 피켓을 들었던 너의 뜻을 받들어 그 책임을 물으려고 서부발전 원하청과 법정 싸움을 하고 있단다.

그리고 그것을 넘어 엉망된 사회를 단죄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발의를 엄마 이름으로 국민청원을 넣었단다. 이것은 그동안 너처럼 수없이 많은 억울하게 죽어간 영령들을 위로하고 살아있는 노동자들을 더이상 허망하게 죽는것을 막는 강력한 법이 되어야해. 반복되는 산재사고는 기업이 안전을 무시한 결과이고 명백한 기업살인이기에 그 처벌또한 강력한 처벌을 받게하고 기업 스스로 재발방지 대책을 새우게 함으로서 일하다 죽거나 다치지 않을 사람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법으로 보장받고자 우리의 손으로 직접 만들려고 한단다.

물론 그렇게 하면 할수록 너는 돌아오지 못한다는것이 더 가슴이 미어진다. 하지만 죽음을 막지 않는다면 너와 나처럼 생이별을 하는 수많은 가족들이 얼마나 가슴치며 나처럼 살겠니?

우리가족의 파탄이 다른 가족들에 희망이 된다면 그래도 우리가 헛된 죽음은 되지않겠지 하는 너에게 위로라도 되어주고 싶구나. 너는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고 내 곁에 항상 맴돌고 있을 너에게 이렇게라도 해주고 싶은게 미안해하는 엄마의 마음 이란다.

너를 그렇게 허망하게 보낸뒤 많은 시민들의 도움으로 산안법을 통과시켰지만 그 법은 허술하기 짝이없는 국민을 기만한 법이었기에 또 다른 죽음을 막지 못하였단다. 그래서 우리손으로 강력한 법을 만들려고 해.

많은 분들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해 9월 25일까지 10만인 이상 국민청원 운동에 동참해 주시길 매일매일 속타는 심정으로 염원하고 있고 너도 엄마가 가는길에 지지하고 응원해주길 바란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아들 용균아 네가 너무 보고 싶구나!

전국에 계신 시민들께 부탁드립니다.

일하다가 죽지않고 다치지 않을 권리는 정부나 정치인이 절대로 해결해주지 않습니다. 그것은 오직 우리 노동자들만이 얼마만큼 해결의지가 있느냐에 따라 판이 크게 달라진다고 봅니다. 세월호 광화문, 전 국민이 모여 나라의 부당함을 바꿀 의지를 보였던 것처럼 이번에도 다시한번 큰 힘을 모아 국민 모두가 안전하게 일 할수 있도록 입법발의 청원운동에 동참해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