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동자, 지난해 5명 사망…사망원인 ‘미흡’
지난 2005년에도 3명의 노동자 돌연사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잇따른 사망이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가운데 금호타이어 광주공장과 곡성곡장에서도 지난해만 5명의 노동자가 과로 등의 이유로 숨지는 등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BestNocut_L]금호타이어 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공장과 곡성공장에서는 지난해 3월 김모씨가 돌연사하는 등 모두 5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사망자 가운데 김씨를 비롯해 3명이 집에서 돌연사했고, 1명은 자살, 1명은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채 입사해 근무하다 집에서 돌연사했다고 노조는 밝혔다.

지난해 9월 24일 숨진 문모씨(41)는 야간근무를 마치고 귀가한 다음날 아침에 부친의 집에서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문씨는 사망한 날 새벽 5시에 일어나 가족들과 거실에서 대화를 나누다 자신의 휴대전화 알람음을 듣고 이를 끄고 나오는 순간 쓰러져 돌연사했다.

문씨는 사망 당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자동 성형기 4호기에 배치돼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오는 타이어에 대한 성형 업무를 맡고 있었으며, 휴일근무를 할 경우에는 수동 성형기 1, 2, 3호기에 투입돼 수동으로 성형 작업과 운반 작업을 담당했다.

문씨는 수동 성형기 근무를 할 때는 30여 킬로그램이 되는 타이어를 직접 들어 올려 운반하는 업무를 맡았다.

과로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던 문씨는 지난해 8월 5일 이후 15일 연속, 10일 연속 그리고 10일 연속 등 3차례에 걸쳐 휴일 없이 연속 작업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문씨는 같은 기간에 오전 6시 30분에 퇴근해 당일 오후 2시 30분에 출근하는 등의 방식인 맞교대를 6번이나 하는 등 장기간 과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씨의 유족인 최모씨는 “남편이 휴일근무 등으로 인해 피곤하다며 지난해 8월부터 사망할 때까지 3차례에 걸쳐 조퇴를 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남편이 피곤해하면서도 부서에 인원이 부족해 자신이 빠지면 다른 동료들이 힘들다며 출근하곤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집에서 숨진 김모씨(50)도 돌연사하기 전까지 24일 동안 하루도 쉬지 못하고 연속근무를 하는 등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 광산지부는 지난 11일 김씨가 업무상 과로가 아닌 음주 후 발생한 사고로 인해 사망했다며 산재 불승인 처분을 내려 유족들이 반발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광주와 곡성공장에서는 지난 2005년에도 3명의 노동자가 돌연사했는데, 1명만이 산업재해로 인정받았다.

나머지 2명은 산재 인정을 못 받았는데, 특히 1명은 산재 절차가 진행 중에 병원에서 자살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타이어 노동자의 집단 사망과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는 것처럼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의 사망원인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이 돌연사했을 때 대부분 부검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유족들도 뒤늦게 산재 신청을 하거나 사후대처가 미흡하게 이뤄지면서 사인을 가리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은 “4조 3교대 근무에 따른 직무 스트레스와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한 휴일근무로 인해 노동자들의 사고위험이 높아진다”고 자체 진단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노동자 5명이 사망한 것은 사실이지만 1명은 자살을 했고, 나머지 4명도 업무상 재해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광주CBS 조기선 기자 rainmak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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