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공포’ 금호타이어로 이어지나
지난해 5명 사망…매년 산재 1천100건 발생
매일노동뉴스 구은회 기자
국내 타이어 업계 1위인 한국타이어를 뒤흔들어 놓은 노동자 집단 죽음의 공포가 업계 2위인 금호타이어로 이어지고 있다.
15일 노동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과 곡성공장 노동자 5명이 지난해 3~9월 사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1명은 자살했고, 1명은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돌연사한 나머지 3명의 사인을 둘러싼 공방이 예상된다. 그러나 돌연사한 3명 중 2명은 지난 11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 불승인처분을 받았다. 한 명은 ‘사인 미상’, 다른 한 명은 ‘음주 후 발생한 사고’라는 이유로 각각 산재로 인정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유족 등 관계자들은 “과도한 업무량과 유해한 작업환경이 부른 죽음”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의 죽음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2005년 노동자 3명이 사망했는데, 이 중 한 명은 산재 심의 중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금호타이어에는 매년 1천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각종 산업재해를 당하고 있다. <매일노동뉴스>가 입수한 금호타이어의 산업재해 현황자료를 보면, 최근 5년 간 16명의 노동자가 뇌심혈관계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돌연사가 심장의 이상 징후를 동반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또한 두 곳의 공장에서 매년 평균 300여건의 산재가 발생했고, 공상자만 연간 8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는 광주전남지역 업체들 중 비교적 직원들의 산업안전 관리에 신경을 써온 업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재해자수가 많은 것은 열악한 업무 환경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금호타이어노조도 자체 진단을 통해 “4조3교대 근무에 따른 직무 스트레스와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한 휴일근무 등이 노동자들의 피로도를 높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3월 사망한 ㄱ씨의 경우 사망 전 24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연속 근무를 했고, 같은해 9월 사망한 ㅁ씨 역시 연일 연장근로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타이어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노동자들에게 휴일근로를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무엇보다 ‘일할 수 있을 때 한푼이라도 더 벌자’는 생각으로 무리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