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노동·고령화·인력부족’ 복합적 원인
고용불안이 부른 ‘휴일근로 경쟁’도 건강 위협
매일노동뉴스 구은회 기자
노동자 5명의 사망에 대해 금호타이어노조는 현재까지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자체 진단을 통해 나온 ‘피로도 증가로 인한 사고 위험이 매우 높다’는 분석내용도 공개하지 않았다. “무리한 노동강도가 죽음을 불렀다”고 강하게 주장할 경우 생계를 위해 휴일근로를 자청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노조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의 죽음은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먼저 장시간 노동.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은 1주일에 평균 64시간을 일한다. 제조업 공정의 특성상 장시간 노동은 근골격계질환 등으로 이어지는데, 근골격계질환자가 끊이지 않자 금호타이어는 자체적으로 재활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4조3교대로 운영되는 교대제도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를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
노동자들의 고령화 현상 역시 각종 질병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의 평균연령은 46세. 고혈압 등 뇌심혈관계질환에 걸리기 쉬운 중장년층이 공장을 지탱하고 있는 셈이다.
인원 부족도 문제가 되고 있다. 광주공장과 곡성공장에서 발생하는 환자들은 연간 1천100여명에 달한다. 인력 충원을 통해 환자들이 빠져나간 자리가 메워져야 하지만, 남은 직원들이 일을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금호타이어노조 관계자는 “인력 부족이 장시간 노동을 불렀고, 중장년의 노동자들은 휴일까지 근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회사의 구조적 문제가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1차적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경제침체가 부른 고용불안이 일상화되면서 노동자들 사이에 경쟁적으로 휴일근무에 나서려는 풍토가 퍼져 있다”며 “이같은 분위기가 노동자들의 건강을 갉아먹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