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성심병원 ‘정신질환’ 사태 재현?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청구성심병원의 악몽이 또다시 재현되고 있다.
공공노조에 따르면 최근 청구성심병원 노조 간부 ㅇ씨가 2차례 자살을 기도하는 등 사태가 심상치않다. 병원측과 의사로부터 심한 폭언에 시달려왔다는 ㅇ씨는 16일과 21일 자살을 시도했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ㅇ씨는 중앙대병원 정신병동에 입원치료 중이다.
공공노조와 청구성심병원분회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청구성심병원의 노조 죽이기가 다시 시작됐다”며 소상식 병원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청구성심병원은 앞서 98년 8월 파업전야제에서 사측에 의한 똥물투척과 식칼테러 사건이 벌어져 파문을 일으켰으며, 2003년 8명의 노동자가 집단 정신질환(우울과 불안을 동반한 적응장애)으로 산재 인정을 받아 충격을 던졌다. 이번에 자살을 시도한 ㅇ씨도 2003년 정신질환으로 산재요양을 받은 노동자 가운데 한명이다.

공공노조는 “당시 ‘적응장애’ 진단을 내렸던 배기영 동교신경정신과의원 의사가 ‘직업환경의 근본적인 개선이 없다면 치료 후에도 재발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 바 있다”며 “지난 4년간 잠잠했던 청구성심병원의 노조탄압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어 조합원들의 정신건강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진현 노조 조직국장은 “13명에 불과했던 조합원 수가 지난해 52명으로 늘어나자 병원측이 노조간부들에 대해 무차별적인 폭언을 일삼고 심지어 폭행을 가하는 등 노조탄압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자살을 기도한 ㅇ씨의 경우 지난해 12월 응급실에서 환자들이 있는 가운데 당직의사로부터 ‘빨리 무릎 끓고 빌어’, ‘너 같은 X는 응급실 근무할 자격이 없다’, ‘이 무식한 XXX야’ 등의 욕설을 들은 것이 발단이 됐다. 당시 의사는 챠트를 ㅇ씨의 얼굴에 던지는 등 폭력행위도 벌어졌다고 노조 관계자들은 전했다. 당시 노조측에서 공개사과를 요구하자 병원측은 “ㅇ씨가 의사의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며 오히려 o씨에 ‘경고장’을 통보했다.

공공노조와 청구성심병원분회는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공동으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인권단체들과 함께 이번 사태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