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건강연대 지금
2020년 노동건강연대 사무국은 긴 호흡으로 두 가지 사업을 진행했다.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한 “산재보상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지원 사업”과 ‘청년 노동자를 위한 교재 제작’ 사업이 그것이다. 두 사업 모두 자료요청이 잇따르고 큰 호응을 받았다. 이 코너에서 두 사업의 결과물을 간략히 정리하고자 한다.
『첫 노동 공략집』 5천부 완판이 기분 좋아서 쓰는 글
남준규(노동건강연대 상임활동가)
책을 만들면 읽어줄까? 노동법, 노동자 건강권에 관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까? 어떤 방식으로 노동건강연대의 주장을 전달하면 좋을까? 많은 종이가 쓰일 텐데 나무한테 미안하진 않을까?
노동건강연대는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노동자 건강권을 다루는 ‘교재’를 만들기로 했다. 청년 노동자를 예상 독자로 정했다. 많은 청년이 단기·단시간 일자리, 파견, 용역 등 불안정 일자리를 전전하고 있고, 일자리에 처음 진입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했다. 청년들이 알아야 할 기초적인 노동법 내용, 일터에서 안전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가장 기본적 방법을 알려주는 교재를 만들고자 하였고,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여 유튜브 콘텐츠도 함께 제작하기로 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아도 읽어야 보배다. 읽지 않는 책을 만드는 건 제작에 참여한 이들의 노동에도 미안한 일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다짐을 새기며 제작에 돌입했다.
핵심을 반복하고, 꼭 필요한 내용만 담은 얇은 책자. 흥미를 끌 수 있는 디자인으로 읽어 보고 싶게 만들기. 책자뿐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서도 내용을 접할 수 있게. 어렵거나 애매할 때는 반드시 상담을 받을 수 있게 하자.
책을 제작하면서 많은 회원과 단체의 도움을 받았다. 2019년 『청년 노동 서바이벌, 직장에서 살아남는 법』제작 사업부터 애정을 갖고 조언해주신 노동건강연대 손송이, 오혜미, 이슬아 회원, 변수지 집행위원, 알바노조 신정웅 위원장을 만나 어떻게 하면 청년 노동자들에게 한 번이라도 읽히고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묻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만 15세에서 24세 청년 노동자를 조합원으로 두고 활동해 온 청소년유니온 송하민 위원장과 청년재단 복진곤 매니저를 만나서 청년 노동자가 어떤 점을 궁금해 하는지, 어떤 내용이 책자에 담기면 좋을지를 들었다. 실제 노동 상담을 진행하고 노동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을 하는 <노원노동복지센터> 임득균 노무사를 만나 청년 노동자가 상담을 받을 때 어떤 것을 준비하면 좋을지, 상담 받는 요령을 물어 책에 담기도 했다.
이들의 도움과 조언으로 『알아야 지킨다, 첫 노동 공략집』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나오자마자 반응이 뜨거웠다. 5,000부를 제작했는데 일주일도 안 되어서 신청이 마감될 정도였다(!). 영상 콘텐츠인 <첫 노동 실전 공략>은 유튜브 조회수가 무려 2만(!). 작년에는 『직장에서 살아남는 법』 교재를 따라 해서 실제로 고용노동부에 임금 체불 진정을 하고 권리를 찾았다는 독자 편지를 받기도 했는데, 『첫 노동 공략집』과 영상을 통해서도 권리를 찾는 노동자들이 많으면 좋겠다.
『첫 노동 공략집』은 ‘입사부터 퇴사하기까지 이것만은 알아두자’, ‘상담을 어려워하지 말고, 궁금하면 꼭 상담받자’가 핵심 주제다. 특히 문제 해결에 증거수집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귀여운 공략집, 보고 싶어 할 게 당연하지 않은가! 『알아야 지킨다, 첫 노동 공략집』은 노동건강연대 홈페이지에서 직접 혹은 PDF 파일을 다운로드받아 만나볼 수 있다. <첫 노동 실전 공략>은 유튜브 노동건강연대 채널에서 볼 수 있다. (구독, 좋아요, 알람 설정까지 부탁드릴게요!)
올해는 코로나19로 대면 활동이 제한적이어서 현장 강의, 홍보가 어려웠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렇지만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영상 콘텐츠를 홍보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었다. 2021년에는 상황이 나아져서 오프라인 활동도 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