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보건의 새로운 장 열린다”
오는 6월29일부터 7월2일까지 서울서 개최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08-01-31
<매일노동뉴스>는 지난 29일 사무국을 이끌고 있는 이준안(45) 세계대회 사무국장을 만나 이번 대회의 개최 의미와 그동안의 준비과정에 대해 들었다.
산업안전보건분야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산업안전보건대회(세계대회)가 오는 6월29일부터 7월2일까지 4일 간 서울에서 열린다. 정부, 노사단체, 산업안전보건 연구기관, 기업의 산업안전보건분야 전문가 등이 참가한 가운데 3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일터에서의 안전과 관련된 새 기술과 정보, 직업병 예방 경험과 지식 등을 서로 교환하는 마당이 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 93년 인도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05년 서울 유치에 성공한 산업안전공단은 공동 개최자인 국제노동기구(ILO), 국제사회보장협회(ISSA)와 함께 지난해 1월부터 대회 준비를 위한 사무국을 개설하고 충실한 행사 구성을 위한 준비를 차곡차곡 밟아왔다.
“ILO, 서울에서 첫 산업안전보건선언 발표”
공단 4층에 위치한 세계대회 사무국 앞에는 빨간색 네온사인이 대회 개최까지 152일이 남았음을 알리고 있다. 이준안 사무국장은 “일단 세계대회 기간 중 세부적인 프로그램과 행사의 구성은 모두 마쳤다”며 “이제 남은 것은 참가자들의 관심”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산업안전이 노사 또는 안전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닌 사회 각 주체의 책임이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1955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시작해 올해로 18회에 접어든 세계대회는 ILO와 ISSA 그리고 개최기관 3자가 공동으로 주최를 맡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기 때문에 산업안전공단이 개최기관이 된 것이지요. 올해의 모토는 ‘산업안전보건은 사회 각 주체의 책임’입니다 최근 열린 다보스포럼의 화두도 ‘사회적 책임’이었습니다. 산업안전보건 분야 역시 비껴갈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이는 대회 기간 중 발표될 예정인 ‘서울선언’으로 집약된다 ‘산업안전보건 서울선언’은 “전세계적으로 산업재해와 질병 때문에 연간 220만명이 사망하고 세계 총생산의 4%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에 대해 경고하면서 노사정의 역할과 책임을 천명할 예정이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사업주의 의무로 “안전보건과 관련한 모든 의사결정에서 노동자와 노동자대표를 참여토록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등 높은 수준의 강제력을 부과하고 있다.
이준안 사무국장은 “ILO측에서 선언을 발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서울선언은 1944년 5월10일 국제노동기구의 목적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필라델피아선언 이후 두 번째”라고 설명했다. 당연히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선언은 서울선언이 최초가 된다.
“국내 안전보건 수준 비약적을 상승할 것”
1980년대 이후 꾸준히 감소해 온 우리나라의 산업재해율은 2000년부터 0.7~0.8%로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번 대회 개최가 무엇보다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계대회를 개최함으로써 국내 산업안전보건 수준이 재도약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서울 유치에 공을 들인 것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였죠”
이준안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공단은 이번 대회 개최를 통해 동북아지역의 산업안전보건 분야 허브국가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번 세계대회는 사상 최초로 세계 각국의 안전보건 관련 최고위급 지도자와 의사 결정자들이 모여 ‘안전보건대표자회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10개국의 노동부 장관과 듀폰이나 유엘 등 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 10명, 안전전문기관과 노동자 대표 30명 등 50명이 우리나라를 찾을 예정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최고경영자와 함께 노동부 장관, 양대노총 위원장 등이 참석한다.
“안전보건대표자회의에서는 무엇보다 사업장 안전보건이야말로 기본적인 인권이자 경제성장과 발전의 수단임을 확인하고 이를 ‘서울선언’을 통해 공표한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최신 흐름 한눈에”
이번 세계대회는 석면, 근골격계 질환, 이주노동자와 고령, 여성노동자 등의 재해예방 등 세계적인 산업안전보건의 주요 이슈에 대한 연구결과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번 대회기간 중에는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49개 기관이 45개의 심포지엄을 개최합니다. 심포지엄 발표 미채택자에게도 ‘발표자 코너’를 개설해 현재 30여건의 접수가 들어온 상황입니다. 그리고 산업안전보건 건문분야별 연구결과나 기술자료, 사업장 우수사례 등을 포스터 형태로 발표하는데 이 역시 135건의 접수가 이미 예약됐죠.”
이준안 사무국장은 “석면이나 나노기술처럼 산업안전을 위협하는 새로운 도전요소들은 물론이고 이주노동자, 여성노동자의 작업환경 개선이나 근골격계질환 예방 등 세계적인 안전보건 현안이 한자리에 모일 뿐더러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 300여명이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토론할 예정”이라며 “산업안전보건에 관심있는 누구나 놓치기 아까운 기회”라고 강조했다.
대회기간 중 아시아, 태평양 산업안전보건기구(APOSHO) 제24차 연차총회도 열려 26개국 35개 산업안전보건 전문기관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공동개최자인 ILO와 ISSA 관계자와 2주에 한 번씩 화상회의를 하며 이번 세계대회를 준비해 온 이준안 사무국장은 “지금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참가신청”이라며 “2천5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현재 700명만 접수를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다음달 말까지 접수신청을 하면 ‘참가비가 반값(20만원)’이라는 귀띔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