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괴담’ 국내 반도체공장 실태 조사한다
입력: 2008년 01월 31일 15:09:30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렸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작업장 환경실태 조사가 삼성전자는 물론 국내 전체 반도체 공장으로 확대된다.
노동부는 한국산업안전공단과 공동으로 2월 한달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 13개 반도체업체를 대상으로 ‘근로자 건강실태 조사’를 벌인다고 31일 밝혔다.
실태조사의 주요내용은 ▲ 반도체 업체별(원·하청)로 재직경력이 있는 근로자의 연도별, 직종별, 연령별, 성별 구성 현황 ▲ 주요 화학물질 취급현황 ▲ 방사선 발생장치 사용현황 ▲ 건강진단 및 작업환경측정 실시현황 ▲ 백혈병 발생 현황 등이다.
이같은 실태조사는 지난해 삼성전자 기흥공장의 같은 라인에서 근무했던 근로자 2명이 잇따라 백혈병으로 숨진게 발단이 됐다.
업무 연관성을 제기하는 유가족들과 노동·시민단체가 진상규명을 위한 비상대책위까지 구성해 삼성전자측의 책임을 주장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발생한 벤젠과 방사선 등 화학물질 때문에 백혈병에 걸렸다”며 명백한 산업재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비대위는 또 “최근 7년 동안 기흥공장에서만 최소 6명이 백혈병 환자가 발생하는 등 삼성전자에서 일했던 11명의 근로자가 백혈병에 걸린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우연의 일치일 뿐 작업환경과 백혈병 발생과의 관련성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노동부는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반도체 업체의 화학물질 사용실태, 근로자의 건강관리실태 등을 파악해 근로자의 건강보호대책을 수립하는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향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