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 백혈병 역학조사 결론없이 종결
노동부, 전체 반도체 노동자 건강실태조사로 확대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하다 지난해 3월 백혈병으로 사망한 황유미(당시 23세)씨에 대한 역학조사가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종결됐다. 노동부와 산업안전공단은 반도체 제조업체 노동자 건강실태조사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건에 대한 역학조사를 담당해온 김은아 산업안전공단 역학조사팀장은 “근로복지공단의 의뢰로 지난해 9월부터 역학조사를 벌여왔으나 최종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31일 밝혔다. 역학조사팀은 지난해 말 황유미씨 사건에 대한 ‘역학조사 평가위원회’를 열고, 이번 조사에 대한 결론을 유보하는 대신 올해 연구과제로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건강실태 역학조사’를 선정키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노동부와 산업안전공단은 이달 한 달 동안 반도체소자를 제조하는 전국 13개 업체 60만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반도체 제조업체 노동자 건강실태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실태조사의 주요내용은 반도체 제조업체 정규직 노동자뿐만 아니라 원·하청업체에서도 재직경력이 있는 노동자로 연도별·직종별·연령별·성별 구성현황을 파악하고 △주요 화학물질 취급현황 △방사선 발생장치 사용현황 △건강진단 및 작업환경측정 실시현황 △백혈병 발생 현황 등이다. 노동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반도체 공장에 대해서는 정밀 역학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백혈병으로 숨진 황유미씨는 19살(2003년)때 삼성전자반도체 기흥공장에 입사했으며, 2005년 라인 디퓨전 공정 3베이에서 일하다 백혈병이 발병해 2007년 사망했다. 또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삼성전자 백혈병 대책위·대표 이상무 민주노총 경기본부장)’에 따르면 같은 공정에서 일하던 이숙영씨도 2006년 백혈병이 발병, 2달만에 사망하는 등 지금까지 삼성반도체에서만 총 11명의 노동자가 백혈병이 발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반도체 백혈병 대책위는 “외국 연구사례를 보면 반도체 제조과정에서 수백가지 유해물질을 사용하고 이는 자연유산과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며 “숨진 황씨와 이숙영씨의 경우 ‘6인치 웨이퍼를 수동으로 유해물질에 넣었다 뺐다하는 작업을 담당하면서 적절한 보호장구 없이 유해물질에 노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