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제조·유통실태 조사

시중에 유통중인 방호장치와 보호구가 불량품이 많아 산업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부는 최근 4년간 시중에 유통중인 방호장치 및 보호구를 수거,성능검정을 실시한 결과 방호장치는 약 9%, 보호구는 약 18%가 불량품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현황

이번에 성능검정을 실시한 방호장치는 제조업체 655곳에서 사용중인 프레스전자감응식 방호장치 등 14종,6222개였다. 또 보호구 성능검정은 131곳에서 사용되고 있는 안전화 등 11종 2528개 모델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 방호장치인 안전밸브는 69개중 17개가 불량품이어서 불량률이 24.7%나 됐다.보호구의 하나인 안전모 역시 143개중에서 28개가 불량품으로 나타나 19.6%가 불량품이었다.안전대는 불량률이 24.4%나 됐다. 또 방진마스크는 12.9%가 불량품으로 밝혀져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작업해도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인

이처럼 불량품이 많이 제조·유통되고 있는 이유는 OEM(주문자상표부착) 생산방식이 일반화돼 있고 제조·수입업자에 대한 규제완화로 자기생산시설을 갖추지 않은 영세업체가 난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소비자들이 저가품을 선호하고, 품질보다는 사용 편의성을 우선시하는 탓도 있다.

이와 함께 기술개발이 과학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주로 현장의 의견 및 제작자의 경험에 따라 제품이 개발돼 전반적으로 기술수준이 낮은 것도 원인중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대책

노동부는 불량한 방호장치와 보호구의 제조·유통을 막기 위해 관련 제품에 대한 합격취소 요건을 강화하는 등 성능검정제도를 개선, 내년 상반기부터 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최초 성능검정에 합격했더라도 3∼5년 주기로 재검정을 실시하는 ‘재검정제도’를 도입하고 불량품에 대한 합격취소 요건을 확대키로 했다. 또한 검정에 불합격한 모델과 유사한 모델을 전부 수거해 검사하고, 불량 가능성이 높은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 생산품 등에 대해 우선적으로 검사를 벌이는 등 제품의 사후관리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이밖에 한국산업안전공단의 전문시설과 장비 이용 기회를 개방,기업이 사전에 성능시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예비 검정제도’도 도입키로 했다.

노동부 조주현(趙柱炫) 산업안전국장은 “품질보다는 저가품을 선호하는 현장 분위기가 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면서 “불량 방호장치와 보호구가 산업현장에서 사라질 때까지 단속과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