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활동가 일반인의 최고 16배 우울증 위험 높다
[세계일보]2008-02-11
노동조합에서 상근하는 활동가들이 일반인보다 우울 증상을 보인 사례가 4∼16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직무에 대한 스트레스 수치가 높고, 노동운동에 대한 만족도가 낮을 때 우울증의 발병 위험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10일 박진욱씨(서울대 보건대학원 산업보건학)가 민주노총 중앙·산하업종연맹, 산별노조에서 상근하는 활동가 194명(남성 126명, 여성 68명)에 대한 설문결과를 토대로 발표한 ‘노동조합 활동가의 정신 건강:우울증과 직무스트레스’(석사논문)에서 이같이 나타났다.
논문에 따르면 우울 증상의 척도를 평가하는 한국판 우울척도(K-BDI)를 이용해 이들을 분석한 결과 중증 이상의 우울 증상을 보인 응답자는 여성 27.9%, 남성 19.1%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일반인들의 우울증 평생 유병률이 여성 6.0%, 남성 1.2%인데 비해 4∼16배 높은 수준이다.
노조 활동가들이 직무로 받는 스트레스가 우울 증상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 결과, 직무에 대한 통제욕구와 몰입도가 높은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우울증 발병 위험이 3.94배 높았다. 또 노조 활동가 고유의 스트레스 요인을 반영하기 위해 민주노총의 역할과 정파 조직, 본인의 업무 역량, 운동 전망, 조직 운영 등 5개 항목의 만족도를 측정해 우울증 발병 위험을 분석한 결과, 운동 전망과 본인의 업무역량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질수록 우울증 발병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노동운동의 전망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집단은 만족도가 높은 집단에 비해 우울증 발병위험이 11.69배나 높았고 본인의 업무역량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우울증 발병 위험이 6.82배 높았다.
박씨는 “우울증 감소 등 스트레스 요인 관리의 측면에서 노조 활동가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