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최악의살인기업 명단 

 

2021 최악의 살인기업

한익스프레스 

2021 최악의 살인기업 순위

 

특별상 – 쿠팡 

[기자회견문] 

 

2021년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하며

– 산재사망은 범죄다 최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 최악의 살인기업은 현장 안전보건 체계 구축에 나서라!

2021년 최악의 살인기업은 한익스프레스다. 노동부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강은미 의원실에 제출한 <2020 중대재해 발생보고> 자료에 따르면 한익스프레스는 2020년 4월 29일 하루만에 38명의 하청 노동자를 사망하게 하였다. 12년 전인 2008년 40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했던 코리아2000 냉동창고 화재사고의 반복이었다. 사고가 나기 하루 전이었던 4월 28일은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한익스프레스뿐만 아니라 시공 원청사인 건우는 한익스프레스 참사뿐만 아니라 같은 달 다른 현장에서 한명의 하청 노동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또 다른 최악의 살인기업이다. 건우는 한익스프레스 참사 당시 무려 아홉 군데 업체에 재하청을 주었다. 그럼에도 시공사인 건우가 아니라 발주처인 한익스프레스가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된 것은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이용해 발주처로써 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책임을 방기하였기 때문이다.

한익스프레스는 무리하게 공사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폭발 위험이 있는 작업을 동시에 하도록 강제하고, 결로 현상을 막는다는 이유로 위급한 상황에서 현장을 빠져나올 수 있는 대피로조차 막으면서 대형 참사를 키웠다. 그러나 재판에서 한익스프레스는 38명의 하청 노동자의 목숨을 빼앗고도 솜방망이 처벌만 받았을 뿐이다. 한익스프레스 산재 참사 유가족들은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우리는 아직도 2020년 4월 29일에 갇혀 있다고, 참사의 원인이 있는 그대로 밝혀지고 책임자가 처벌 받을 수 있도록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 최악의 살인기업 특별상은 쿠팡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재난상황에서 쿠팡을 비롯한 물류 서비스업은 필수노동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노동자와 시민들의 삶과 땔 수 없게 되었고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필수노동자라고 부르고 있다. 쿠팡이 치열한 물류서비스 시장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지난 3월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될 정도로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이러한 기회 속에서 노동자를 마른 수건 쥐어짜듯 착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뉴욕의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등 쿠팡이 거대 기업으로 커나가는 과정에서 2020년 지난 한 해에만 쿠팡에서 4명의 노동자가 과로사로 숨졌다. 2020년에만 239건의 산재신청이 있었고, 119구급차가 77번 출동해야 할 만큼 노동자들은 다치고 병들고 죽고 있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부족한 방한복을 돌려 입고, 거리두기도 되지 않고 방역도 전혀 되지 않는 현장에서 일하다 코로나19에 가족 포함 152명이 집단 확진된 일도 있었다.

그럼에도 쿠팡은 노동자의 죽음에 대해서 반성은커녕 노동자를 탓하고 과로사 문제를 보도한 언론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경총에 가입하여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따른 최고 책임자 처벌을 회피하기 위한 자문을 받기로 결정하는 등 파렴치한 행태로 일관했다. 최악의 살인기업 특별상을 수상하는 기업다운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산재사망대책 마련 공동 캠페인단(노동건강연대·매일노동뉴스·민주노총)은 2006년부터 매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통해 ‘산재사망은 기업의 조직적, 구조적인 살인이다’라는 사회운동을 조직해왔다. 그리고 산재사망과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을 전개하였다. 그 결과 2020년 민주노총의 전태일 3법 쟁취 투쟁, 시민 사회를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의 대중 투쟁으로 1월 8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었지만 오늘도 쿠팡, CJ, 신세계 택배 노동자, 아파트 경비 노동자가 과로로 죽고, 하청이주노동자는 프레스에 끼여 죽고 건설 노동자는 떨어져 죽는다. 올해에만 벌써 149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하고 151명의 노동자가 끼여 죽고, 부딪혀 죽고, 깔려 죽고, 감전되어 죽고, 질식해 죽었다.

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산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882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했다. 2019년보다 무려 27명의 노동자가 더 숨진 것이다. 사망한 노동자 80%는 50인 미만 작은 사업장 소속 노동자들이었다. 노동자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진짜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해 마련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서 조차 노동자를 차별하고 배제하는 결정을 내린 문재인 정부와 국회가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다시금 확인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경총, 전경련 등 사업주 단체와 재벌 대기업은 과잉 처벌 운운하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무력화 시키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은 산재사망과 중대재해는 기업에 의한 조직적 구조적인 범죄이자 살인이라는 점을 사회적으로 확인 시킨 운동이었다. 하지만 최악의 살인기업에 지속해서 등장하는 기업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법은 제정되었지만 노동자·시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이윤에 눈이 멀어 중대재해를 예방하지 않고, 기업의 최고책임자를 제대로 처벌하고 현장이 바뀌는 변화는 아직 현실로 다가오지 않았다. 노동자와 시민이 더욱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지금처럼 늘 함께 할 것이다.

 

2021년 4월 28일

산재사망대책 마련 공동 캠페인단(노동건강연대·매일노동뉴스·민주노총)

산재피해가족 네트워크 ‘다시는’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

국회의원 강은미

 

2021_최악의_살인기업_선정식_보도자료_최종.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