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 노동자, 산재발생 위험 더 높다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고용이 불안정한 노동자가 산재사고나 직업병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불안정 노동자들의 불안한 건강’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파트타임·비정규직·하청노동자 등 불안정 노동자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은 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산업재해 위험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미국 의학협회저널 1월호에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미국 자영업자들은 전체 노동자에 비해 2배가량 높은 중대재해율을 보이고 있다. 미국 11개 병원에서 에이즈(AIDS) 환자를 다루는 간호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사바늘에 의해 찔리거나 베이는 사고를 당한 비율이 비정규직 간호사들이 정규직보다 1.65배 높았다. 2004년 미국의 일용직 노동자들에 대한 조사에서 19%의 노동자들이 2003년 한 해 동안 병원치료가 필요한 산재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됐다. 같은 기간 민간산업분야 노동자와 전체 건설업 노동자의 사고비율은 각각 5%, 6%에 그쳤다.
연구팀의 존 하워드 박사는 “비정규직·하청노동자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의 산업재해에 대한 연구는 부진한 편”이라며 “기존 연구에서는 불안정 노동자들의 산재위험 요인으로 소득을 주요하게 지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불안정 노동자로 구분되는 노동자들의 소득과 고용형태는 매우 다양하다. 컨설턴트로서 자유계약직으로 일하는 경우 고임금을 받는 반면 나이가 어리고 여성이며 라틴아메리카 출신이 많은 건설노동자들의 임금수준은 매우 낮은 편이다.
개별적인 작업환경에도 차이가 있다. 일부 불안정 노동자들은 작업스케쥴이 들쑥날쑥하며 식사를 불규칙하게 하거나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비만이나 당뇨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 불안정 노동자들은 한 사업주에게 고용되어 있지 않으며 이동이 심하기 때문에 연구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불안정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요인을 찾아내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국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노동자 건강진단 항목 개편
일본 후생노동성이 노동자의 건강진단 항목 등을 명시한 노동안전위생법을 개정했다. 작업관련성 뇌심혈관계질환 예방을 위한 항목이 대폭 강화됐다. 후생노동성은 “비만·당뇨·고혈압·고지혈 증상을 보이는 중년 남성노동자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작업관련성 뇌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위험성의 증가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정된 주요내용을 보면 복부(내장지방) 검사가 추가되고 혈중 콜레스테롤 검사가 저밀도 지방단백질(LDL-콜레스테롤) 검사로 변경됐다. 또 기존 혈당검사를 당뇨검사로 변경해 정확한 당뇨병 환자 파악을 가능하게 했다. 이밖에 흡연력이나 의약품 복용이력을 보다 철저하게 조사하도록 의사 문진 규정을 바꿨다. 개정 법안은 오는 4월1일부터 적용된다.
육체노동자, 50대 이후 경제활동능력 상실 가능성 높아
프랑스 정부가 노동강도가 은퇴시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육체노동자가 사무직노동자에 비해 50대 이후 실직하거나 경제활동능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정부가 2003년 건강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0~59세 고령 노동자 4명 중 1명은 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거에 제조업이나 건설업·서비스업 등에 종사한 육체노동자들의 실직비율이 사무직노동자에 비해 더 높았으며 주관적 건강상태도 좋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자신의 건강이 좋지 않다’고 응답한 사무직노동자는 3%에 불과했으나 육체노동자는 38%로 33배나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