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부터 99호까지의 〈노동과건강〉 편집위원들을 대신하여
100호 편집위원회
〈노동과건강〉 100호입니다. 〈노동과건강〉은 팔리지도 않고, 읽히지도 않는 변방의 글 뭉치 같다고 생각해 왔습니다만, 한 호 한 호 책이 나올 때마다 ‘나오긴 나오는구나.’ 안도하면서, 귀하게 여기면서 세상에 내보낸 것도 사실입니다.
〈노동과건강〉을 처음 발간한 것이 1988년 5월, 발행처는 ‘노동과건강연구회’입니다. ‘노동과건강연구회’에서 1998년까지 50호를 만들었습니다. 그 후 ‘노동과건강연구회’가 사무처 역할을 했던 ‘산재추방운동연합’의 이름으로 잠시 발행처가 바뀌었다가 2003년 ‘노동건강연대’가 <노동과건강> 복간호로 65호를 펴냈군요. 노동건강연대는 2001년 6월 30일 문을 열었는데 바로 〈노동과건강〉을 펴내지는 못하고 잠시 쉬었습니다. 100호가 만들어지기까지 발행주기도 3개월간, 격월간, 계간, 부정기 발행 등 부침을 겪어 왔습니다.
기획부터 청탁, 집필, 편집을 함께해 온 활동가, 회원들이 얼마나 될지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1호부터 99호까지의 고정 꼭지들도 늘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한결같은 분위기는 있습니다. 동시대 노동과 건강에 대한 정치적, 정책적 이슈와 노동자들의 생생한 이야기, 해외와 국내의 연구 동향이 충실하게 담겨 있습니다.
〈노동과건강〉 100호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노동건강연대 창립 20년의 해에 100호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1호에서 99호까지의 시간과 노동건강연대 스무 해의 기록을 함께 담았습니다. 1호에서 99호와 창립 20주년은 각자 큰 줄기를 이루고 있는 다른 기록물로 나와야 했을 것입니다. 책 발간과 기록 정리의 여력을 따로 두지 못하여 부득이 하나로 펴내게 되었습니다.
특집1에 노동건강연대 20년, 한국 사회에 던진 의제와 의미를 짚고, 일부 활동에 대하여 지난 시간을 짚어가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겨우 조각 몇 개를 보여드릴 수밖에 없어서 아쉬운 마음입니다.
특집2는 지난 봄, 온라인 강좌로 진행한 ‘노동자건강의 정치경제학 2021’을 지면에 담았습니다. 관점을 재확인하고, 현재의 노동이 직면한 문제를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독자 여러분과 가장 나누고 싶은 100호 특별 인터뷰가 있습니다. 노동건강연대의 두 젊은 활동가가 백도명 전 대표를 찾아갔습니다. 백도명 전 대표는 늘 세상을 탐구하고 실천하는 운동가이기에 서로 통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예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책의 막바지, 노동건강연대 걸어온 스무 해를 간략하게 정리하였습니다. 분량이 적은 것은 아닙니다만, 이 기회가 아니면 나누기 어려울 것 같아 책에 담았습니다. 이어지는 이상윤 대표의 편지를 함께 보시면 노동건강연대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 커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록으로 담은 〈노동과건강〉 총목차도 지금이 아니면 담기 어려운 기록입니다. ‘노동’과 ‘건강’을 둘러싼 현실과 이를 보는 관점이 1호부터 99호까지의 목차에 들어있습니다. 너무 많은 필자가 원고료 없는 간행물에 ―심지어 독촉을 받아가면서― 기꺼이 원고를 써주셨습니다. 한 분 한 분 모든 필자에게 감사드립니다.
〈노동과건강〉 100호는 지난 시간을 기록하는 의미가 커 보이지만, 기록을 돌아보는 일은 새로운 시간으로 도약하는 디딤돌이 되기도 합니다.
100호의 편집위원 전수경, 김명희, 유성규, 이상윤, 변수지, 안현경, 박한솔이 창간호에서 99호까지의 편집위원을 대신하여 〈노동과건강〉을 읽어주시는 독자에게 감사 인사드립니다.
〈노동과건강〉 편집위원회는 또한, 인쇄를 맡아주신 서울경인지역인쇄노조 조합원들, 디자인을 함께해 주신 조완웅 디자이너, 김미란 편집디자이너, 책을 발송해주시는 산재노동자자활공동체 식구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