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회 대성당
소식지 제44호 2004년 1월 2일


농성49일째 소식

2004년 1월 2일 아침.


(사진:먼저간 동지의 영정을 들고 있는 로니씨)
작은 흐느낌에 농성장 식구들이 한 두 명씩 잠을 깼다.

필리핀 노동자 로니씨.
어제 저녁 고향 필리핀으로부터 어머니와 형이 세상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들었단다. 밤새 비가 많이도 왔는데 밖에서 벤치에 앉아 그 비를 다 맞았단다. 일주일 전 필리핀 로니씨가 살던 곳에 태풍이 몰아쳤다는 이야기를 들어 가족들과 계속 연락을 시도했었는데 여태 안되다가 어제 저녁에야 확인되었다. 집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고,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 어머니와 형의 시신조차 찾지 못했다.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 로니씨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 지… 사람들은 위로의 말은커녕 로니 몰래 눈물을 흘릴 뿐..

동지가에 맞춘 기상 음악 소리가 슬픔에 젖은 농성 텐트를 흔들며, 다시 붉은 머리띠를 동여매게 한다. 아침 집회가 시작되고, 함성을 내지르고, 함성은 슬픔을 날리고, 분노를 다시 품으라 한다.

오후 1시 30분.
2시 종로5가 기독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KNCC 소속 목회자 신년 하례식 행사를 맞이하여 앞에서 선전전을 하기로 하였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 동안 선전물을 나누어주었는데 시민들의 많은 격려가 있었다.
오늘 100주년 기념관에서는 약 200여명의 목회자들이 모여 행사를 가졌으며, 그 속에서 우리는 강제 추방이 중단과 미등록 노동자 전면 합법화를 위해 기독교계가 활발하게 움직여 줄 것을 호소하였다. 피켓팅 후 기념관 안에서 농성하고 있는 농성단과 함께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픔을 가진 이들은 서로 통한다고 하던가! 금새 어울려 노래를 불렀다. 우리 농성단 가운데 한 명이 조선족 동포 한 분에게 엄마! 라고, 우리 엄마 같다고 한다. 실제 평균 연령층이 부모와 자식 같은 정도이기도 하다. 아프지 마시고 힘내서 함께 싸우자고 구호 외치며 나오는데, 모두들 표정이 즐겁다.

오후 4시경 농성장에 돌아와 시청앞 오후 집회를 진행하였고. 저녁 식사 후 이후 투쟁 전술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팀별, 전체 단위로 진행하며 하루를 마감하였다.

큰 슬픔으로 하루를 열었지만, 슬픔을 투쟁 함성 속에 묻고, 이를 악물고 또 하루를 결심한다.

삼가 고인이 된 로니 동지의 어머니, 형님의 명복을 빌며, 로니 동지는 물론 모든 이주 노동자 동지들의 희망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강제추방 반대한다!!!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하라!!!

* 홈페이지에 영문 농성소식에 이어 미얀마어 농성소식이 올라갑니다.
미얀마어 소식은 매주 수요일에 발행됩니다.
앞으로 농성단의 더욱 활발한 활동 기대해 봅니다.



전국의 투쟁상황
*서울지역
대한성공회 대성당에서 60여명이 농성중입니다.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300명이 농성중입니다.
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서 140명이 농성중입니다.
명동성당에서 100여명이 농성중입니다.

* 감리회관에서 농성했던 130여명이 다시 경남에서 농성중입니다.

* 대구지역 : 30여명이 농성중입니다.

* 안산지역 : 90여명이 농성중입니다.

* 마석지역 : 샬롬의 집에서 80여명이 농성중입니다.

후원
* 남양주 이주노동자 여성센터 5만원

지지방문과 투쟁기금을 후원해주시는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지지방문과 투쟁기금을 부탁드립니다.
국민은행 822402 – 04 – 037143 석원정

강제추방 결사반대한다 ! 미등록이주노동자 전면합법화 !

“강제추방반대와 미등록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를 위한 외노공대위
성공회대성당(시청옆) 농성투쟁단 연락처: 016-207-8017, 011-331-7145, 016-766-9854
| 홈페이지: www.stopcrackdow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