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세밑 명동, 건설노동자들의 꿈

 

박민량 기자  

 세밑, 명동성당의 사람들 (8’20”) (촬영.편집/박민량 기자)

노무현 정부 1년. 그동안 노동계는 친노동 정부로 보이던 정권 초기에서 노동탄압 민생파탄 정권으로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시각을 수정했다. 손배가압류와 비정규직 문제로 수많은 노동자가 생존권에 위협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지난 3년동안 거친 건설현장에서 하나, 둘씩 노동자의 권리를 되찾아오던 건설노조는 조합활동 자체가 불법으로,노조 전임자는 공갈, 협박범으로 수배가 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건설노조는 정부의 노동탄압에 맞서 지난 12월 8일부터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노상농성을 22일간 진행하고 23일째 되는 12월 31일 천막농성으로 돌입했다.

건설노조 탄압 분쇄를 외치며 연말연시를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보내는 건설노조 농성장을 찾아가 보았다.

#1. 모든사람들에게 특별한 연말연시 풍경

한해의 마지막 날, 하나 둘 켜진 불빛들로 가득 찬 명동거리는 손에 손을 잡은 연인들과 가족들로 거리는 온통 넘쳐난다.

#2. 명동성당 들머리 농성장에서 연말연시를 보내는 건설노조 사람들

명동성당 들머리에 늘어선 천막들.그중 하나는 건설노조의 천막이다.
그들은 23일째 명동성당에서 지내는 중이다. 그나마 천막친지는 하루째, 어제까지는 노상에서 스티로폼 한 장으로 잠을 잤다. 20여일 만에 처음 생긴 지붕이다.

들머리 바닥이 비탈이라 천막이 자꾸 내려가는 모양이다. 어제 생긴 소중한 잠자리가 어찌될까 망치질에 여념이 없다.

#3. 겨울을 투쟁으로 맞이하는 동료들과 함께하는 연말집회

건설노조 농성단. 그들은 오늘 이주 노동자들, 삼성 해고자들,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함께 집회를 한다. 다들 집회 준비에 부산하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흙먼지 날리는 ‘노가다꾼’들. 그들은 스스로에게 주어진 이름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한발한발 더 앞으로 나가기를 소망한다. 새해가 몇시간 남지않은 늦은 오후, 사람들은 성모마리아 앞에서 촛불을 들고 소망을 기도하고 농성장의 사람들은 동지들과 함께 좀더 인간답기를 투쟁으로 기도한다.

#4. 명동성당에서 맞는 새해 아침

새해 아침, 건설노조 사람들은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새해를 맞았다. 힘겨운 싸움중이지만 그들도 여느 사람들과 같이 맞는 해의 소망과 포부로 가득차 있다.

#5. 소박한 건설노동자들의 새해 소망

소박한 현장의 사람들. 한해 2000명이 떨어지고 맞고 감전되어 죽어나가는 것을 보지 못해 거리로 나온 사람들. 그들은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우리 아버지고 삼촌이고 오빠일지도 모른다.

인큐베이터에서 어린 딸이 나온지 4일만에 농성장에 들어왔다는 한 건설 노동자의 바램처럼 좀더 인간다운 현장에서 일하고 싶다는 그들의 소원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2004년01월09일 ⓒ민중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