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위, 운수분과위 연구용역 결과 – “운수노동자 월평균 69∼78시간 더 일해”
노동시간단축 시급…임금수준도 불안정
연윤정
우리나라 운수노동자의 노동시간이 전산업 평균 202.2시간에 비해 버스 280.8시간, 택시 271.3시간으로 훨씬 긴 것으로 나타나 이들의 노동시간단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노사정위 운수분과위가 한국노동연구원 배규식 박사에게 의뢰해 최근 작성·발표한 ‘운수사업에 관한 연구용역결과(근로실태 부문)’에 따르면 운수노동자는 전 산업 평균 노동시간보다 버스가 78.6시간, 택시가 69.1시간이나 더 많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임금수준은 버스의 경우 일당총액을 주휴와 월차수당까지 감안해 미리 정해 나누는 ‘포괄역산식’ 일당제로 만근일수를 채우지 못할 경우 임금총액이 대폭 깎이며, 택시의 경우 정액사납금제, 업적금식 월급제 등의 형태로 역시 열악하고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배규식 박사는 현 운수노동자의 우선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게 중요하고, 이에 따른 임금 손실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월 노동시간을 단계적으로 단축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배 박사는 1일 최대 12시간을 넘지 않되 격일제, 복격일제 근무를 1일 2교대로 전환을 강제하고, 예외를 두더라도 1단계 250시간, 2단계 230시간, 3단계 210시간으로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주 48시간, 1일 9시간, 최대 연속근로시간 5시간 이내를 제시했다.
또한 정부가 운수업의 공공성과 특수성을 고려해 보조금 등 적극적인 지원과 아울러 법규위반에 대한 엄격한 제재조치를 통해 서비스 개선을 제고하고, 운수업계는 스스로 경영합리화를 위해 지속적인 경영개선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배 박사는 노동시간 단축시 추가인력 확보, 노동시간 단계적 감축에 맞춰 임금보전이 이뤄져야 하며, 정부가 적자 업체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되 경영투명성을 위해 회계감사권, 경영합리화 등을 강제할 권한을 주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밖에 운수업계의 전근대적인 경영관행을 벗고 자구노력이 필요하며, 노조 역시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필수라고 지적했다.
연윤정 기자
매일노동뉴스
03-01-29 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