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공단 주민3명 ‘모야모야병’ 앓아

인천 남동공단 주변에 사는 주민 둘에 하나꼴로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으며, 암 발생률도 다른 지역보다 4.6배나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번 조사과정에서 희귀병인 모야모야병을 앓는 환자가 3명이나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은 4일 최근 남동공단 주변 1㎞ 안에 살고 있는 주민(논현동 6통) 284명을 대상으로 한 건강실태 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환경단체들은 남동공단이 가동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조사 대상 지역에서 모두 22명의 암환자가 발생해 이들 중 9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서 암환자는 99년까지는 전국 평균치(국민건강보험공단 암환자 발생률)보다 2.5배 높게 생기다가 2000∼2002년까지 3년 동안 9명이 발생해 전국 평균치보다 4.6배나 높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10만명당 1∼2명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 뇌암의 일종인 ’모야모야병’ 환자가 남동공단 부근의 반지름 500m 이내에서 3명이나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역 주민들의 49.6%가 암 외에도 호흡기, 알레르기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으며, 5년 이상 거주자의 경우는 무려 57.4%가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단체들은 “남동공단이 본격 가동한 지 10년이 지나면서 발암물질에 노출된 주민들의 피해가 늘면서 암 발생 환자도 급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주민들에 대한 역학조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조사한 인천 논현지역은 택지개발 예정지구로 지정돼 주택공사에서 택지개발을 추진중이다. 인천/김영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