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죽음의 행렬을 방치할 수 없다
여수환경운동연합 성명서
더 이상 죽음의 행렬을 방치할 수 없다.
안전불감증으로 예고된 참사를 방치한 중앙정부와 엘지화학을 규탄한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부상자의 쾌유를 바랍니다.)
2003년 3월 12일 오후 12시경 엘지화학 SM 공장에서 화재사고로 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회사는 사고발생원인을 SM#1 공장 EB(에틸벤젠) 반응공정 CAUSTIC WASH DRUM 내부 PACKING 해체작업 중 내부 잔류 가스에 의한 DRUM 내부 화재사고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는 유족과 부상자 가족들에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하며, LG화학이 이들에 대한 최선의 보상과 대책을 수립하기를 바란다.
우리는 최근 연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환경·안전사고가 부주의나 실수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공단이 조성된 이후 30여 년이 지나면서 노후한 시설에서 발생된 것으로 심각한 상황임을 다시 한번 주장한다. 이번 사고 또한 사전에 충분히 예방 할 수 있었던 사고였다. 사고가 발생한 시점은 정기점검 기간이었다.
여수산단에서 발생하는 환경·안전 사고는 신설, 보수, 점검을 하는 동안 사고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이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사전예방조치 없이 작업을 강행하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충분한 사전예방조치를 취했다면 이번 사고와 같이 귀중한 인명이 희생되는 최악의 사고는 예방할 수 있었다. 또한, 우려스러운 점은 여수산단의 환경·안전사고가 매년 되풀이되고 있고 최근 들어 더욱 악화되고 있으며 발생 빈도가 급증하고 있어 심각한 환경재앙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1999년 폭발사고로 귀중한 생명을 앗아간 엘지화학이 또 다시 사고를 발생시켰고 2001년 발생한 호남석유화학 화재, 폭발사고와 유사한 사고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반복되는 환경·안전사고에 대해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있는 관계기관들과 여수산단 입주업체들의 안전불감증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사고라는 점에서 분노와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이들의 이런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재발방지대책을 포함한 종합적인 환경·안전대책이 수립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그리고 지역주민과 노동자들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생산활동에만 열을 올리는 여수산단의 현실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으며, 여수산단의 모든 문제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여수시, 영산강유역환경청, 전라남도, 입주업체대표, 환경사회단체, 인근주민, 지역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종합적인 대책기구를 구성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 우리의 요구 –
1. LG화학은 사망 노동자 유족에 대한 최대한의 보상과 지원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하라!
2. 사고기업인 엘지화학은 지역에 사과하고 사고원인 제공에 대한 책임과 함께 근본적인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여 공개하라!
3. LG화학은 노동자, 환경단체, 인근주민과 함께 종합적인 환경·안전대책을 수립하라 !
4. 여수산단 경영진은 공동책임을 지고 이윤추구보다 환경·안전관리를 우선하는 근본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하라!
5. 정부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여수산단 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산 종합대책기구’ 구성에 적극 나서라!
2003년 3월 13일 여/수/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