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질환 산재 세부지침 마련해야

서울경제
2003/05/07

기업주들에게 이름도 생소한 `근골격계질환`비상이 걸렸다. 7월1일부터 이 질환의 예방조치를 취하고 발병자에 대해서는 의학적 관리나 작업전환 조치 등을 의무화하고 어겼을 경우 처벌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특히 금년도 임금단체협상에서 이 문제가 주5일제 근무,노조의 경영권 참여 등과 함께 핵심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어 재계는 공동대책을 마련하는 등 전전긍긍하고 있다.
근골격계질환은 근육과 뼈에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관절통,경련,염발증,요통, 근육통 등이다. 한마디로 온몸이 쑤시고 결리는 증상은 모두 이에 해당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동현장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직업성 요통과 반복작업에 의한 누적외상성질환이다. 당장은 심하지 않은 미세한 손상이 장기간 지속적인 반복작업으로 누적돼 기능적 장애와 변형을 일으켰을 때 문제가 된다.
요즘은 이처럼 업무와 관련된 근골격계질환은 산재판정을 내리는 추세다.
사회가 복잡 다양해짐에 따라 `술 상무`의 간 질환도 산재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에 근골격계질환이 산재대상이 되는 것은 조금도 이상치 않다.
문제는 병명만 수백가지에 이르고 오십견처럼 증상 확인과 업무와의 관련 여부를 가려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꾀병`을 부려도 대책이 없는 등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사측의 주장이다.
현재 이 질환으로 가장 몸살을 앓고 있는 산업계는 단순반복작업이 많은 금속산업,즉 조선과 자동차업계다. 특히 조선업계는 최근 오십견 등 근골격계질환으로 인한 산재판정자가 급속히 늘어 작업이 마비될 상황에 이른 부서까지 나와 상당한 경영부담이 되고 있다. 여기에 금속노조는 `근골격계직업병 예방대책 마련 공동투쟁`을 결의하고 농성하거나 사장실 점거 등의 강경 투쟁을 서슴지 않고 있다.
산업재해가 해마다 늘어나는 상황에서 작업장의 사고 및 질환예방과 철저한 사후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작업장의 안전을 한 단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산업계는 이를 소홀히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점이 근골격계질환을 산재 판정키로 한 까닭이기도 하지만 도입 초기단계라 이 질환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부족,다툼이 계속되고 있다.
근골격계질환은 의학적 판단이 어렵다는 점에서 놀고 먹으려 꾀병을 부리는 환자가 나올 개연성을 부인할 수 없다.
현재 근골격계질환자의 요양기간이 길어지는 추세다. 놀아도 근로복지공단에서 평균임금의 70%가 나오는 등 금전적 손해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업주의 처벌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경영부담과 직결되는 꾀병환자를 막고 시비를 차단하기 위기 해서도 일본처럼 이 질환의 산재대상 범위와 증상 보상기준 등에 대한 세부지침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