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저리고 어깨 결리고 노동자 70% 통증 시달려

민주노총 사업장 80곳 조사

노동자 10명 가운데 7명이 손·팔 저림이나 어깨결림 등 근골격계 증상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은 23일 지난 3월부터 5월말까지 금속·보건·화학·건설 등 4개 업종 사업장 80곳 조합원 1만632명을 대상으로 근골격계 질환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대상자의 71.6%가 “적어도 일주일 이상 또는 과거 1년간 한 달에 한 차례 이상 목이나 어깨, 팔꿈치 등에 통증이나 쑤심, 저림 등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 보면 △금속산업 78.84% △보건의료산업 76.5% △화학섬유산업 52.8% △건설산업 51.1% 등으로 제조업과 비제조업 구분 없이 많은 업종의 노동자들이 이런 증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적어도 일주일 이상 그리고 과거 1년간 적어도 한 달에 한 차례 이상 지속되며 심한 통증이 있다”고 답해 당장 정밀검진 및 요양치료가 필요한 질환 의심자도 17.68%인 1879명으로 집계됐다.

근골격계 질환이란, 전자부품 조립이나 용접 등 단순 반복작업이나 몸에 지나친 부담을 주는 중량물을 취급해 목과 허리, 팔다리의 신경 근육 및 그 주변 신체 조직 등에 통증이나 쑤심, 저림이 나타나는 직업병을 말한다.

박세민 금속산업연맹 산업안전국장은 “이 조사결과는 근골격계 직업병 예방 법제화가 매우 긴급하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며, “정부가 최근 규제개혁위원회에 제출한 관련 시행규칙 개정안이 사용자 단체의 반발로 왜곡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금속연맹은 25일 20개 단위노조에서 근골격계 직업병자 500명이 집단요양을 신청하기로 했으며, 7월2일 임단협 시기 집중 연대파업 때 이를 주요 요구사항으로 거듭 제시할 예정이다.

이창곤 기자 goni@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