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2003년 9월17일

원진레이온 보상금 모아 산재 전문병원 문연다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의 산재보상금으로 지어진 종합병원이 오는 20일 개원한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 문을 여는 ‘원진재단 부설 녹색병원’(원 장 양길승)은 지난 80년대 대표적인 직업병 투쟁으로 불리는 원 진레이온 노동자들이 회사로부터 받은 보상금 및 원진레이온 부 지 매각대금 등으로 건립되는 병원.

총 400여 병상에 200여명의 의료진을 갖춘 대규모 종합병원이다.

이 병원은 산재를 당한 노동자뿐 아니라 지역주민들 모두가 쉽게 찾을 수 있는 의료기관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원진재단의 박석 운 상임이사는 “직업병을 중점적으로 다루겠지만 그 외에 지역 주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종합병원으로 만들 계획”이라 며“‘바가지 진료 안하기’ ‘과잉 진료 안하기’를 운영원칙으 로 하며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의사들이 대거 참여한 다”고 말했다.

직업병 문제를 주로 연구하는 ‘노동환경 건강연 구소’가 병원내에 자리를 잡게 되며 장기환자나 만성병 환자들 이 주로 이용할 수 있는 요양센터도 설립된다.

특히 병원이 세워지는 자리는 70년대 유신정권의 몰락을 불러온 ‘YH사건’이 일어났던 YH무역이 있던 곳이라 그 의미가 더욱 크 다고 병원측은 밝혔다.

한편 외국인 노동자와 중국동포들을 위한 전문병원도 다음달 초 문을 연다.

‘외국인 노동자·중국동포의 집’(대표 김해성 목사 )은 다음달 초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외국인 노동자들과 중국동 포들을 위한 전문병원을 연다고 밝혔다.

‘외국인 노동자·중국 동포 병원’으로 명명된 이 병원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3 0병상 정도가 설치된다.

진료 과목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가장 필 요로 하는 내과와 가정의학과, 정형외과 등이며 수술실을 크게 만들어 대부분의 외·내과 수술까지 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 다.

병원측은 언어 문제로 국내에서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했던 외국 인 노동자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중국어와 러시아어, 방글라데시 어 등 각 언어에 능숙한 통역원 10여명을 병원에 상주시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