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서 또 폭발사고… 1명 사망, 7명 중경상

여수건설노조, “죽음의 행렬 멈추게 하라”

‘아시아 최대 화학공단’이자 ‘화약고’라는 오명을 함께 갖고 있는 여수산업단지에서 또 폭발사고가 났다. 지난 3일 오후 6시 무렵 여수산단 호남석유 1공장 HP공정 에틸렌글리콜생산라인 핵산 누출로 대형 폭발 사고가 나 직원 이 모씨(40)가 사망하고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가 나자 여수지역건설노조(위원장 문선식)는 4일 성명서를 내고 “올 초부터 여수산단에서만 산재사망사건이 열 건 이상 발생했다”라며 “그럼에도 이번 사고 역시 사고발생 세 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진화됐고 이때까지 재해자 신원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재난관리 허점을 또다시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지난 1989년 10월 럭키화학 폭발사고로 16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당한 사건에서부터 2001년 10월 여천 NCC(주) 폭발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당한 사건까지 사망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노조 김용수 산업안전국장은 “노조가 산업안전공단과 노동부에 끊임없이 안전대책 등을 요구했으나 실제로 진행되는 것이 없다”라며 “흔히 여수산단을 ‘단일공장 규모로 세계 최대’라고까지 하는데 사고율이 규모에 비례에 빈번하게 발생한다면 ‘세계최대’라는 게 무슨 소용인가”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매번 사고가 발생하면 이런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재해 재발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사고를 축소, 은폐하는데만 급급하다”라며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사고의 원인인 ‘핵산’은 고휘발성 물질로 작업 중 작은 스파크나 화기에도 폭발된다. 따라서 노조는 “법에 정한 방폭 공구를 사용했는지, 작업공기를 줄이기 위해 협력업체 노동자에게 도급을 주었는지 등 관계기관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잦은 사고 원인이 불법 다단계 하도급, 안전작업 미비, 관리감독 허술함이라는 얘기다.

특히 노조 김 국장은 “이번 사고처럼 중소영세업체가 맡는 현장의 사고율이 높다”라며 “중소영세 다단계도급업체가 작업공기를 줄이기 위해 무리한 연장근무와 안전수칙 무시한 작업을 하게 되면 사고는 필연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노조는 “이번 사고는 무리한 구조조정, 안전시설 미비로 일어난 사고”라며 “불법 다단계 하도급 근절, 최저가 낙찰제 철폐, 표준안전작업 즉각 실시, 재난시스템 재정비”를 촉구했다.

임임분 기자(sunbi@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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