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함정 근무조건 열악하다

조선일보 2003/10/08

해양경찰 함정근무자들이 소음과 발암물질 노출 등 열악한 근무여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함정근무자들은 이명, 난청, 시력저하, 불면증, 비염 등 질환의 발병률이 일반인들에 비해 2배에서 최고 15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해경함정 근무자들은 석면과 포름알데히드, 아세나틸렌, 플루오렌,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등 5가지의 발암물질에 노출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환경이 비교적 양호한 편으로 인식됐던 1500톤 이상급 함정 근무자들도 소음, 분진, 이산화탄소, 진동 등 유해인자에 대한 노출등급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알려진 고주파 노출량도 일반인들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열악한 환경으로 인한 각종 질환 발병률도 높아 해양경찰 4144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간장질환의 경우 일반인은 1만명당 215명의 유병율을 보이는데 비해 함정근무자들은 975명으로 4.5배나 높았다. 이밖에도 이명, 난청, 환청 등 귀 질환은 15배, 시력저하, 백내장 등 눈 질환은 9배, 불면증, 두통 등은 2.4배, 비염, 축농증, 목 등 코 질환은 2배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일반인 발병률 자료는 보건환경연구원 2001년 조사결과)

이에 대해 해양경찰청은 “해양경찰 보건관리 규칙을 제정하고 정기건강검진을 1년마다 실시하는 등 체계적인 보건관리대책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