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산재요양노동자 음독자살
“산재노동자에 대한 심리상담 제도화 필요” 심리적 불안감 원인
또 한 사람의 산재노동자가 자살을 택했다.
지난 2001년 1월 대우조선에서 야간작업을 하다 추락사고를 당해 산재요양중이던 김아무개씨(43)는 지난 6일 오후 자택에서 음독자살을 기도, 이틀만에 결국 사망했다. 고인이 유서를 남기지 않아 정확한 자살원인은 파악하기 힘들지만, 오는 10일 수술일정이 잡혀있었고 수술비용도 회사가 부담하는 것으로 노사합의가 된 상태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완치에 대한 불안감’이 자살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민주노총 조태상 산안부장은 “산재노동자들은 병원이나 노사 모두로부터 방치돼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완치여부에 대한 걱정과 완치된다 하더라도 원직복직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용불안감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조 부장은 “이들에 대해 산재보험으로 심리상담 등의 서비스가 필요하다”며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동건강연대 최은희 정책국장은 “산재노동자는 갑자기 자기잘못이 아닌 이유로 장애를 겪기 때문에 일반 장애인보다 심리적 불안감이 훨씬 크다”며 “외국은 산재노동자에게 심리적, 정신적 요양서비스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건강연대는 IMF로 경기가 악화된 지난 99년 산재노동자의 자살사건이 급증했다며, 경기가 불안한 최근에도 자살한 산재노동자 수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정확한 통계수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송은정 기자(ssong@labo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