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학공업단지 잇따른 폭발사고
“안전관리인원 늘리고 정부가 제도적 마련해야”

지난 99년 5월에 폭발사고가 있었던 SK(주)의 중질유 분해 공장에서 20일 또 화재사고가 났다. 비단 울산 뿐 아니라 ‘아시아 최대화학단지’라 불리는 여수산업단지 내 호남석유 1공장에서도 이달 3일 HP공정에서 핵산 누출로 대형 폭발 사고가 나 1명이 사망하고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처럼 한 번 사고가 날 때 그 피해규모가 큰 중화학공업단지에서 자주 사고가 발생해 노동자들의 안전 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이처럼 화재와 폭발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중화학공업이 한국에서 발을 들인지 30년 정도가 지난 데 따른 ‘시설낙후’와 장치산업의 특성인 시설을 한 번 만들어 놓고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노동건강연대 박두용 대표는 “장치산업의 경우 시설이 유지되면서 낙후되기 때문에 오히려 현장인원을 늘려야 하는데 한국의 경우 1997년 IMF 이후 현장관리자를 감소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또 “일본의 경우 이런 사고가 났을 경우 공장의 중대 설비를 전부 멈추고 3개월 동안 정부의 조사를 받는다”라며 한국도 정부가 이런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SK노조 구해동 산업안전부장 또한 “아직까지 추측이지만 노조는 이번 사고를 안전관리 소홀로 빚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회사가 자체검사를 한다며 안전관리 검사를 할 때 노조를 제외하고 있고 결과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회사 쪽 관계자는 “매년 검사팀에서 안전관리 조사를 하고 있으며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며 “사고의 원인은 시설의 낙후나 안전관리의 소홀이 아니라 설계의 결함이라던가 기계의 재질이 잘못된 경우”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인해 노조는 23~24일 하려던 파업찬반투표를 잠정적으로 미뤘다.

편집부

ⓒ매일노동뉴스 2003.10.23 09: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