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연구소, 경제활동인구조사부가조사 결과분석
비정규직 월 임금 정규직의 51%

정규직-비정규직 근로조건 격차 더 확대

올 8월말 현재 비정규직의 월 임금총액은 정규직의 51.0%로 지난해의 52.7% 수준에서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당 노동시간도 정규직은 44.0시간에서 41.8시간으로 3.2시간이 줄어든 반면, 비정규직은 45.5시간에서 44.1시간으로 1.4시간만 단축되는 등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노동조건 차이가 1년 새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부소장은 통계청이 지난 16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2003.8)’ 결과를 분석,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7일 밝혔다.

* 비정규직 근로조건 악화
조사결과에 따르면, 정규직은 지난 3개월간 월평균 임금총액이 지난해 6~8월 182만원에서 올 같은 기간에는 201만원으로 19만원(10.6%) 인상됐다. 반면 비정규직은 96만원에서 103만원으로 7만원(6.9%) 인상되는데 그쳤다. 이 결과,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2000년 53.7%, 2001년 52.6%, 2003년 51.0%로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프 참조)

주당 노동시간도 정규직은 2000년 47.1시간에서 2003년 41.8시간으로 5.3시간 줄어든 반면, 비정규직은 2000년 47.5시간에서 2003년 44.1시간으로 3.4시간 단축되는 데 그쳐, 지난 3년 동안 노동시간 격차는 0.4시간에서 2.3시간으로 더욱 벌어졌다.

올 8월 현재 시간당 임금 역시 비정규직은 5,855원으로 정규직(1만2,039원)의 48.6%에 머물러, 지난해 51.1%에서 2.5%p 줄었다.

* 임금소득 불평등도 확대

이와 함께 사회 전반적으로 임금소득 불평등도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산업 월 임금총액 평균값을 보면 2000년 115만원에서 2003년 147만원으로 32만원이 증가했다. 그러나 하위 10%는 45만원에서 55만원으로, 10만원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상위 10%는 20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80만원이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상위 10%와 하위 10%의 사이의 임금격차는 2000년 4.4배에서 2003년 5.1배로 더 벌어졌고, 시간당 임금기준으로도 2000년 4.9배에서 2003년 5.6배로 증가했다.

김 부소장은 “이는 OECD 국가 중 임금소득 불평등이 가장 높다는 미국(4.3배)보다도 높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OECD의 ‘상용직 풀타임 중위임금의 2/3 이하’라는 저임금 기준으로 볼 때, 우리나라 저임금 계층(120만원 이하)은 전체 노동자의 51.0%이며, 정규직이 144만명(22.8%), 비정규직이 578명(73.7%)이라고 밝혔다.

그 밖에 63만명(4.6%)은 올 8월 현재 최저임금인 2,275원 미만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3년 9월부터 1년 동안 적용되는 2,510원 미만 노동자는 92만명으로 나타났다.

* 비정규직 규모의 논란 여전

한편 김 부소장에 따르면 올해 비정규노동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12만명이 늘어났다고 김 부소장은 밝혔다. 그러나 비율로는 지난해의 56.6%에서 55.4%로 1.2% 줄었다. 이는 비정규직이 772만명에서 784만명으로 12만명 늘어난 대신 정규직이 591만명(43.4%)에서 631만명(44.6%)으로 40만명(1.2%)이 늘어났기 때문.

그러나 비정규직 규모 산출 방식에 있어 정부와 김 부소장은 그동안 다른 방식을 취해왔던 점을 감안, 김 부소장이 비정규직 규모에 포함시키는 ‘장기임시근로’(정부는 정규직에 포함)를 빼고 정부 방식대로 계산할 때, 지난해 375만명(27.5%)에서 올해 465만명(32.8%)로 90만명(5.3%) 증가했다고 김 부소장은 밝혔다.

연윤정 기자(yon@labornews.co.kr)

ⓒ매일노동뉴스 2003.10.28 12:2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