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비정규직노조 파업 나흘째
“공단,노동부 무성의 자세가 사태해결 지연”
공단봉쇄에 실무교섭만 주장
근로복지공단비정규직노조 파업이 30일로 나흘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공단과 노동부의 무성의한 태도가 사태해결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27일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한 뒤 노사 실무관계자들은 비공식 접촉을 몇 차례 가졌으나 △공단 쪽 교섭위원 구성 △이용석 광주본부장 분신기도에 대한 공단의 입장표명 △노조 농성장소 등에 의견을 좁히지 못해 교섭일정을 잡지 못했다.
노조는 실질적인 권한이 있는 총무이사 이상급 임원이 나와 본교섭을 시작할 것과 이용석 본부장의 분신기도에 대해 공단과 노동부의 책임 있는 입장을 표명할 것, 노조원들이 공단 주차장에서 농성을 벌일 수 있도록 정문 앞 경찰병력을 철수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공단은 29일 현재까지 공단 이사장이 아닌 서울본부장에게 교섭권이 있고, 먼저 실무교섭을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외부 세력의 강경행동을 이유로 공단봉쇄를 풀지 않고 있어 조합원들은 근처 공원에서 사흘째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자기 회사 직원이 분신을 기도했는데도 공식 입장조차 밝히지 않은 채 노조가 자기 사업장에서 농성하는 것도 막고 있다”며 “이것이 노동정책 입안과 집행을 맡은 노동부의 실체”라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또 “노사가 자율교섭을 벌인다면 일부 쟁점에는 합의가 되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며 노동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김선수 사무총장도 “공단이 외부세력을 이유로 파업중인 노조원들의 공단진입을 막는 것은 법적 타당성이 전혀 없어 보인다”며 “법에 보장된 파업을 보장하고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실무교섭을 통해 쟁점이 압축되면 서울본부장 이상급의 관계자가 교섭자리에 나올 수도 있고 노조원들이 공단 안에서 농성할 수 있게 노조와 대화를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공단 임원들이 투병중인 이용석 본부장과 가족들을 찾아갔다가 저지를 당해 쫓겨났다”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대로 (입장)표현을 못했다”고 말했다.
김학태 기자(tae@labornews.co.kr)
ⓒ매일노동뉴스 2003.10.30 10:4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