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할 일을 주지 않아 사원이 우울증에 걸렸다면 이는 산업재해에 해당한다는 결정이 일본에서 나왔다.

`과로’에 따른 우울증이 산재로 인정된 경우는 많지만 회사가 할 일을 주지 않은데서 비롯된 우울증이 산업재해로 인정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일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하마니시(橫浜西) 노동사무소는 최근 후지사와(藤澤)시에 사는 남자 사원(36)과 현내에 거주하는 다른 남자 사원(35) 등 두명의 우울증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건강식품 관련 회사에 근무하는 두사람은 2001년 4월 다른 사원 20명과 함께 자회사로 옮기라는 명령을 받았으나 이를 거부한 끝에 다음달 인사에서 인사부 소속(付) 발령을 받았다.

회사는 이들에게 일거리를 주지 않은 것은 물론 전화와 PC도 없는 자리에 하루종일 앉아 있게 했으며 몇달후에는 칸막이를 둘러쳐 격리상태로 만들었다.

36세의 남자 사원은 3개월 후부터 두통과 구토 등의 증세를 보인 끝에 경증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나머지 한명도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이들은 요코하마니시 노동사무소에 “우울증은 회사에서의 근무상황이나 직장에서의 따돌림 등 일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산재를 신청, 8월 29일 산재에 해당한다는 인정을 받았다.

마이니치는 구조조정 강요 등으로 사내 따돌림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번 결정은 기업의 대응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