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집배원 정규직화 불이행 논란
행자부 “정부대책 없다” 제동…체신노조 “약속이행 촉구” 반발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정부대책이 감감무소식인 가운데, 이미 1년 전에 노정합의된 비정규직 집배원(상시위탁 집배원)들의 정규직마저 이행되지 않고 있어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보통신부와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8월 2003년부터 3년간 4,106명의 비정규직 집배원을 연차적으로 정규직화 시키기로 한 노조와의 합의에 따라, 최근 863명의 비정규직 집배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해달라고 행정자치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행자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에 대한 전체적인 대책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정규직 집배원만을 정규직화하기는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나섰다.
행자부 조직관리과 한 관계자는 11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정통부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정부 방침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정통부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아직 정규직화와 관련한 지시를 받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국체신노조(위원장 이원희)는 이날 오전부터 간부회의를 소집, 대책마련에 들어갔으며 정부의 약속불이행에 대해 강력히 대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지난달 26일 청와대 간담회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이미 합의된 비정규직 집배원 문제만큼은 먼저 정규직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며 “앞에서만 사탕발림으로 노조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노조 주영두 법규국장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확인하고 있다”며 “우정사업본부와 정통부도 합의주체로서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국장은 또 “우편물이 폭주하는 연말연시와 내년 총선이 닥치면 집배원들이 노동강도를 감당하기 어려워 인력충원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함께 정규직 인력충원도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노조와 정통부는 지난해 27%에 이르는 비정규직을 올해부터 3년 내에 10%로 줄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김재홍 기자(jaehong@labornews.co.kr)
ⓒ매일노동뉴스 2003.11.12 09:4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