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의 꿈’마저 ‘가압류’하다니
재능교육,노조에 6억 추가로…”이 판국에 제정신인가” 충격
노동과세계 제265호
노동과세계
(주)재능교육이 노조의 ‘스티커 부착’을 이유로 결혼을 사흘 앞둔 여성조합원 등 노조간부 5명에게 2억4천만원을 추가로 가압류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가압류는 최근 잇따른 노동자 분신·자결로 손배가압류가 사회적 문제로 급부상한 가운데 벌어진 일인 데다가, “가압류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정부와 법원의 발표를 무색케 하고 있어 “정부대책이 또 ‘립서비스’ 수준에 머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서울지법 북부지원(제50 단독, 김순한 판사)은 지난 10월28일 (주)재능교육이 재능교육교사노조와 조합간부 8명을 상대로 낸 가압류를 인정했다. 회사는 노조가 선전전의 일환으로 회사 및 공공장소에 붙인 포스터 및 스티커 탈착에 따른 인건비와 위자료 등의 명목으로 노조에 3억원의 가압류를 신청했었다. 회사는 또 같은 이유로 위원장 등 핵심 노조간부 5명에게 2억4천만원을, 다른 노조간부 3명에겐 각 2천만원씩 6천만원을 가압류했다. 노조는 ‘선전전’ 한번 치렀다는 이유로 모두 6억원에 이르는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재능교육의 가압류는 이번이 두 번째로, 지난 2001년에도 조합비와 조합간부 13인의 급여 8억9천만원을 가압류했었다. 가압류 총액만도 15억원에 이른다.
특히 조합원 김 아무개(여,30) 씨는 오는 16일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로, 이번 2억4천만원 가압류 결정에 따른 충격으로 실의에 빠져있다. 김 씨는 지난 2001년 가압류로 결혼준비에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어렵게 끌어 모은 빚으로 반지하 전세방을 얻어 보금자리를 꾸릴 계획이었다.
이에 앞선 10월27일에는 청구성심병원이 ‘지난 5년동안 노조의 홍보활동이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영업을 방해했다’며 노조를 상대로 5천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 분신 자살 사건에도 정부가 손배·가압류 대책을 제때 세우지 못해 사용자들이 노조탄압을 위해 손배·가압류를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면서 즉각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또 “정부는 철도청(75억원), 발전회사(45억원), 예금보험공사(13억원) 등 400억원에 달하는 공공부문 손배·가압류부터 해결하며 노사관계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면서 “마치 문제가 다 해결될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며 노동자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지 말라”고 밝혔다.
노동과 세계 kctuedit @ nodong.org
2003-11-14 14:26:30